호우시절
호우시절
  • 양철기 교육심리박사·음성 원남초 교장
  • 승인 2020.04.2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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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양철기 교육심리박사·음성 원남초 교장
양철기 교육심리박사·음성 원남초 교장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 當春乃發生(당춘내발생) 좋은 비는 시절을 알아 봄이 되어 내리네.'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인 두보(杜甫)의 시 `춘야희우(春夜喜雨)'첫 구절이다. 영화 `호우시절'은 이 시의 첫 구절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린다'에서 제목을 따온 것으로, 2009년 허진호 감독이 배우 정우성과 중국 배우 고원원을 주연으로 제작했다.

이 영화는 2008년 당시 10만 명의 사상자를 낸 중국 쓰촨성 청두를 강타한 대지진의 여파를 배경으로 한 멜로물로, 미국 유학 시절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꼈던 두 주인공이 우연히 청두에서 다시 만나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감정을 확인한다는 스토리이다.

오래전에 본 영화이지만 화려한 수식 없이 잔잔한 감정의 흐름을 잡아낸 아름다운 영화로 기억된다.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 혹은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린다'는 뜻으로, 영화에서는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처럼, 다시 그 사람이, 그 시절의 사랑이 온다면'의 감성을 담고 있다.



#우리는 시절(時節)을 알 수 있을까?

BC(코로나 이전, Before Cor ona)와 AC(코나 이후, After Corona))의 세상은 과연 어떻게 바뀔까. 미래학의 권위자인 짐 테이터는 이번 감염병 이후의 세계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그는 평소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Futures cannot predicte d)”는 말로 수많은 사람의 `한 말씀 기대'를 무력화시킨 학자이다. 다만 미래학자들이 제시하는 것은 가능한 시나리오요 제안 제시를 위한 예측들일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시절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미래를 위한 시나리오는 다양해야 한다. 짐 데이터는 말한다 “한가지 미래만을 계획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현명하지 못한 도박이다. 어떤 미래가 펼쳐지든지 대응할 수 있는 정책을 고안해 내는 것이 당신의 의무이다.”라고

지금 우리 학교에서 펼쳐지고 있는 초유의 온라인 개학, 약국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마스크 부족,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은 다양한 시나리오 중의 하나였던 것이다.



#좋은 비는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것

미국의 정치가 헤리 키신저는 코로나19 이후 세계질서가 바뀔 것이며 자유질서가 가고 과거의 성곽시대(walled city)가 다시 도래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그리고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세계는 이전과 같아지지 않을 것으로 단언했다. 인종과 종교 그리고 국가를 넘어서 모두가 한마음으로 인식하는 것이 지금 우리는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래학자 에이즐 헨더슨은 `위기를 낭비하는 것은 범죄이다'라고 이야기 한다.

좋은 비는 시절을 따라 내린다. 위기 속의 우리는 자연에 순응하며 그 시절을 만들어 가야 한다.



#전보다 낫게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꿈꾸고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한다. 위기에 드러난 우리 사회의 민낯. 그리고 우리 사회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나? 그렇다 나아지고 있다. 재난으로 망가진 지역을 재건할 때 구호개발 전문가들의 구호가 있다. `전보다 낫게(build back better)'지금 우리는 전보다 낫게 달라질 기회다. 선진국을 따라가는 것에서 스스로 선도적이어야 할 기회다.

살아남는 자는 가장 강한 자도, 가장 현명한 자도 아닌 변화하는 자다. 자연은 그렇게 변화는 사람을 선택한다고 찰스 다윈은 이야기한다. 역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필자는 약간의 억지를 부리고 있다. 오래된 영화 `호우시절'과 코로나 19 그리고 미래는 무슨 연관이 있다고…. 그래도 어쩔 수 없다. 필자 마음이니 마음 가는 데로 만년필을 휘갈긴다. 그리고 오늘 저녁 그 영화를 다시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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