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책임론
코로나 책임론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0.04.20 1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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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독일의 우파 성향 언론인 `빌트'지가 중국 정부와 시진핑 국가 주석을 향해 연이어 날 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빌트는 최근 기사에서 우한 발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에 대한 책임을 중국 정부에 묻고 세계 경제에 끼친 막대한 손실을 보상할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독일 주재 중국 대사관이 발끈했다. 중국 대사관은 “빌트의 `중국이 코로나19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지적은 사실 관계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저널리즘과 공정성이 부족하다”며 “빌트가 민족주의와 편견, 외국인 혐오를 조장한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빌트가 또다시 반격했다. 이번엔 율리안 라이헬트 편집장이 시진핑 주석을 향해 직접 포문을 열었다.

그는 신문 지면을 `전폭적'으로 할애한 공개서한에서 되레 중국과 시 주석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시 주석에게 “당신은 모든 국민, 모든 것을 감시할 수 있지만, 전염 위험이 큰 동물 시장에 대한 감시는 거부한다. 비판적인 신문이나 인터넷 매체는 폐쇄하지만, 박쥐 수프를 판매다는 상점은 폐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물론 우한의 불법 야생 동물 거래 시장에 대한 제재를 하지 않은 중국 정부와 시 주석을 향한 비난의 화살이다. “중국 최대의 수출 상품은 코로나19”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말에 앞서 중국의 IT기술 도용 행태를 꼬집으며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당신은 당신 국가를 지적재산 탈취 분야에서 세계 챔피언으로 만들었다. 당신이 당신 나라의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생각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다”라며 “전 세계를 돌고 있는 중국 최대의 수출 히트상품은 (지금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 감염병이다”.

중국과의 교역 관계를 고려하면 독일 정부가 뜯어말려야 할 정도로 강도 높은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전 세계 코로나19 희생자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지적하고 코로나19가 당신(시 주석)의 정치적 멸망을 의미할 것“이라고 매듭을 졌다.

중국 대사관이 또다시 반박 성명을 냈다. 대사관은 빌트의 서한문을 “거짓과 정치적 명예훼손을 포함하는 선동적 보도”라고 깎아내리고 “중국은 코로나 전염병 발병 이후 공개적이고,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대처했다. 가능한 한 빨리 세계보건기구(WHO)에 전염병을 보고하고 다른 나라와 협력했고, 매우 포괄적이고 엄격하고 철저한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빌트의 주장이 모든 독일인의 뜻이 아니라며 독일 시민이 보낸 편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양측의 공방이 한 주간 지속한 가운데 이번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빌트지와 비슷한 견해의 발언을 하며 중국에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코로나19 발생에 대해 “중국에 고의적인 책임이 있다면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코로나 대응이 실수러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것으로 잘못됐는지는 큰 차이가 있다. 알고서 (일부러) 그랬다면 반드시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빌트가 지적한 중국 책임론에 힘이 실리는 발언이다.

수많은 인명 피해와 함께 전 세계를 경제적 공황으로까지 몰고 간 코로나19. 끝나지 않은 `전쟁'에서 벌써부터 책임 공방을 벌이는 `대국'들의 모양새가 볼썽사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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