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공공 배달앱' 도입 추진
충북도 `공공 배달앱' 도입 추진
  • 석재동 기자
  • 승인 2020.04.2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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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제출 추경에 7억 포함 … 제천·충주도 준비 중
지역화폐와 결합 구상 … 소상공인 수수료 등 부담 해소
자치단체 민간분야 개입 지적도 … 도 “법적 문제 등 검토”

충북도가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공 배달애플리케이션(배달앱) 도입에 뛰어든다.

충북에선 이미 제천시와 충주시가 도입을 추진하고 나섰다.

그러나 지방정부가 민간부문의 문제에 개입하는 것이 적정한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금 낭비일지, 지역경제를 살리는 성공적인 서비스로 정착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충북도는 20일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기 위한 2311억원 규모의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하면서 `충북사랑 배달앱(가칭 `배달의 충북')'운영예산 7억원을 포함했다. 도는 공공앱 도입에 따른 문제점 등을 검토한 뒤 배달앱 개발에 착수, 빠르면 오는 6월부터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공공 배달앱은 최근 독과점논란을 불러일으킨 민간업계의 배달음식 중개서비스를 대신해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중개수수료나 광고료 없는 배달앱을 개발,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정책이다.

최근 국내 1위 배달앱인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수수료 체계를 정액제(8만8000원)에서 정률제(매출액의 5.8%)로 개편했다가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수수료 개편을 전면 보류했다. 매출이 올라가면 업체에 따라 배민에 내야 할 수수료가 더 많아질 수도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내 배달앱 2위와 3위인 요기요와 배달통 운영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해 12월 배민 인수를 발표하기도 했다. 합병이 승인되면 국내 배달앱시장의 90% 이상을 딜리버리히어로가 독점하게 된다.

처음 공공 배달앱을 구축한 자치단체는 전북 군산시로 `배달의명수'란 명칭으로 운영 중이다.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출시한 배달의명수는 이달 15일까지 약 한 달간 1만6119건의 주문을 처리했다.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면서 앱에 가입한 군산 시민도 지난달 말 5138명에서 7만6967명으로 15배가량 급증했다.

이를 벤치마킹한 경기도를 비롯해 제천시, 충주시, 춘천시 등 전국 여러 자치단체에서 공공 배달앱 도입을 추진 중이다.

제천시는 지난 13일 제천화폐 `모아'를 연계한 공공 배달앱을 9월까지 개발한 뒤 가입 점포 모집과 시범 운영을 거쳐 연내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주시도 지난 18일 비슷한 내용의 배달앱 운영구상을 내놨다.

배달앱과 지역화폐를 결합해 이용자들이 할인된 가격에 배달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소상공인들로서는 광고비, 수수료, 가입비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러나 민간 업계에선 자치단체에서 세금을 들여 앱을 개발·운영하는 것이 과연 적정한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2019년 공공앱 성과측정 결과에 따르면 자치단체 운영 공공앱 322개 중 206개가 개선(111개) 및 폐기(95개) 권고를 받았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지나친 민간분야 개입이 배달시장 생태계 교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공공기관에서 민간분야인 배달앱에 뛰어드는 게 적정한지, 법적 문제는 없는지 등 다각도에서 검토를 하고 있다”며 “투자자 소송 등을 당할 우려도 있어 신중하게 접근 중”이라고 말했다.

/석재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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