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행복
그들의 행복
  • 김경수 시조 시인
  • 승인 2020.04.1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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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김경수 시조 시인
김경수 시조 시인

 

주말이 다가왔다. 두 사람이 분주했다. 희준은 가족여행을 떠나기 위해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고 재수 또한 돈을 벌기 위해 일을 찾느라 여념이 없었다. 두 사람은 한 회사에 소속되어 지내온 지 10년쯤 된 입사 동기였다. 그런데 그런 그들이 친하게 지낼 것처럼 보여도 실상은 그렇지가 않은 것 같았다. 그렇다고 그들이 앞을 다투는 치열한 경쟁자도 아닌 것 같았다. 어찌 보면 오히려 무관심하다고 보는 것이 맞는 표현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쨌거나 희준은 가족여행 외에도 스포츠, 레저, 등산 등등 틈만 있으면 활동적인 여가를 즐기려고 하였다. 그런 덕택으로 씀씀이가 적지 않다 보니 때론 쪼들리며 살았다. 그런 반면에 재수에게 있어 가족여행은커녕 그는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서 가족도 외면한 채 일을 하러 다녔다. 그럼에도 그는 돈을 벌 때마다 즐거운 웃음을 지었다. 그런 덕택으로 큰 부자는 아니었지만 돈이 제법 넉넉하지만 그는 늘 가난한 사람처럼 빠듯하게 살았다. 그것은 그가 돈을 쓰기가 아까울뿐더러 돈이 없어지는 것이 두렵고 싫었다. 그렇지만, 그런 연유로 가족들의 불만은 극도에 달할 때가 있었고 그때마다 그를 가족처럼 대하려고 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 승진인사가 있다고 소문이 떠돌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끄는 사람들은 희준과 재수였다. 사람들은 뒤에서 개미와 베짱이의 대결이라고 수군거렸다. 그리고 그들 간에 희준을 두둔하는 사람들은 그에게 삶을 즐기며 사는 멋있는 사람이라며 기꺼이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아닌게아니라 희준은 평소에도 사람들에게 작은 인심으로 인기가 조금 있었던 바였다. 하지만 재수를 응원하는 사람들은 그에게 헛됨이 없이 치열하고 부지런한 사람이라며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비록 재수가 지독하게 인색하지만 그를 깊게 들여다보는 이들도 제법 있었다. 그런 속에서 사람들은 유별나게 다른 두 사람 중 누가 승진할지 궁금하였다. 그들 두 사람은 살아온 배경도 능력도 방법만 다를 뿐 서로 비슷한 것 같았다. 어찌 보면 일례로 그들은 별로 부유하지 않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성장하였다. 그럼에도, 희준에게 일과 돈 또한 중요하겠지만, 그는 가난을 이유로 일과 돈에 얽매이며 살기보다는 그가 의미하는 삶을 찾아 여가를 즐기며 살겠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하지만 재수에게 있어서는 그의 그 모든 어려움이 가난 때문이라며 오로지 돈벌이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기에 늘 쌓아도 모자란 것 같았다. 그래서 일자리는 그에게는 즐거움이었다. 어쨌든 두 사람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시간이 흘러갔다. 그러나 어쩌면 그들은 승진 따위에는 관심이 없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마도 그들의 즐거움은 승진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마다 행복감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바가 여러 형태로 다양하겠지만 그중에서도 만족감을 최대한 가져다주는 것이 있다면 자신이 하고픈 일에 임할 때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만족감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취하고자 하는 욕구가 바탕에 깔렸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는 동쪽 산으로 누구는 서쪽 바다로 간다고 해서 누가 옳고 그름을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가 왜 그런 선택과 결정을 하게 되었나는 그 사람의 가치관의 관점에서 형성되었지 않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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