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다리를 찾아서
무지개다리를 찾아서
  • 박경전 원불교 청주상당교당 교무
  • 승인 2020.04.1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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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박경전 원불교 청주상당교당 교무
박경전 원불교 청주상당교당 교무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 중 가장 쉽고 편한 것은 TV를 보는 것이다. 이슈가 되고 있는 방송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드라마나 영화를 찾아보는 것도 쉬운 일이다. 예전처럼 방송에서 편성한 것만 보는 시대가 아니라 시청자들이 직접 돈을 내고 선택하여 보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드라마나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를 바란다. 예전엔 해피엔딩이 당연하였지만 요즘의 영화나 드라마들은 비극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게 좀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이든, 비현실적이든 나는 해피엔딩이 좋다.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삶에 있어서 해피엔딩은 어떤 것일까? 어쨌든 엔딩은 죽음이라는 불변의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데 그 결말을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죽을 때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나 정말 행복하다”라고 말하며 죽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어렴풋이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무지개다리를 찾아가는 세 소년이 있었다. A 소년은 무지개다리를 찾아가려는 마음은 간절한데 그 가는 길을 몰라서 엉뚱한 곳에서 헤매고 있다. B 소년은 무지개다리를 왜 찾아가는지도 모르고 무지개다리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다른 소년들이 가고 있으니까 가고 있다. 나머지 C 소년은 무지개다리를 찾으려 하는 이유도 잘 알고 있고, 무지개다리가 무엇인지도 잘 알고, 그 가는 방법도 소상히 알아서 아주 쉬운 지름길로 쉼 없이 가고 있다.

등수로야 매길 수 없는 일이겠지만 누구나 C 소년이 가장 바람직하고 옳다고 말할 것이다. 행복하게 잘 죽으려면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하는 것이다. 행복하게 잘 살려면 삶과 죽음의 의미를 잘 알고, 인생의 정도(正道)를 알고, 나를 둘러싸고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는 세상과 우주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그것이 C 소년의 무지개다리를 찾는 이유와 무지개다리의 정체와 무지개다리로 가는 정확한 지름길 지도이기 때문이다.

무지개다리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을 위해서 많은 성현이 왔다 가셨다. 그분들의 은혜는 크다. 시대와 사회를 따라서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많은 사람에게 가르침을 남기고 가셨다. 원불교의 소태산 대종사님도 지금 이 시대와 사회 상황에 가장 잘 맞는 가르침을 남겨주셨다.

오는 4월 28일은 소태산 대종사님이 큰 깨달음을 얻으신 날, 원불교 대각개교절이다. 원불교에서는 소태산 대종사님의 탄생일을 기념하지 않는다. 대신 소태산 대종사님께서 깨달으신 날을 기념한다. 우리에게 가르쳐 줄 삶과 죽음, 우주의 원리와 이치를 깨닫게 된 날이기 때문이다.

원불교에서는 허황하고 엄청나게 커 보이지만 실속은 없는 것들을 가르치지 않는다. 죽음 후의 낙원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저 현실에서 잘 살고 잘 죽는 방법을 가르쳐 줄 뿐이다. 지금 잘 살고 잘 죽으면 죽음 후도 자연히 해결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가르침이 너무나 실제적이고 실용적이어서 오히려 이상(희망)세계에 가까이 가고 있는 것이다.

매년 4월이 되면 소태산 대종사님의 깨달음을 생각하며 이 세상 모든 성현들의 감사함을 느낀다. 그분들이 없었더라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길을 헤매고 있었겠는가, 대종사님의 깨달음이 없었다면 나는 얼마나 어둠 속에서 방황하고 있었겠는가 하고 말이다.

저기 멀지만 선명하게 무지개다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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