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땀 한땀' 손바느질 … 전통한복의 맥 되살리다
`한땀 한땀' 손바느질 … 전통한복의 맥 되살리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04.14 1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윤희 윤희한복 대표 첫 '솜씨전'
19일까지 6일 동안 충북문화관 숲 속 갤러리서
색색의 아이옷 삼베·목화 등 다양한 재료로 제작
초생아복 배냇저고리·풍차바지 등 44점 선보여

 

“손바느질로 전통한복의 전 과정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요. 생활에서 한복이 사라지면서 기능인들도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솜씨전에서는 우리나라 유물 복식을 기반으로 우리 옷의 바느질 기법으로 전통한복을 재현했습니다.”
윤희한복 최윤희 대표가 자신의 첫 전시 `솜씨전'을 14일부터 19일까지 충북문화관 숲 속 갤러리에서 개최한다. 2009년 전통복식 석사를 마치고 단국대 평생교육원 전통복식 과정까지 마친 최 대표는 첫 개인전을 통해 전통한복 연구가로의 첫발을 내딛는다.
첫 전시인 만큼 `솜씨전'에서는 사람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입게 되는 옷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작품은 무사히 태어난 귀한 아이에게 입히는 초생아복(初生兒服) 배냇저고리를 포함해 모두 44점을 선보인다. 전시장은 삼베와 면, 목화 등 다양한 재료로 제작된 색색의 아이옷이 눈길을 끈다.
“작품은 무사히 태어난 귀한 아이에게 입히는 초생아복(初生兒服) 배냇저고리를 시작으로 풍차바지, 두렁치마와 남자아이 옷으로 저고리, 배자, 전복, 까치두루마기, 도포, 장의, 창의, 사규삼, 용포, 여자아이 옷으로 치마, 저고리, 당의, 오방장두루마기입니다. 모든 작품은 유물을 근거로 재현하려 노력했습니다.”
대중들에겐 이제 이름조차 낯선 옷이 되었지만 의복 하나에도 의미와 격식을 소중히 여긴 선조의 지혜는 손바느질 속에 담겨 있다. 모든 옷을 한 땀 한 땀 손바느질로 제작해 전시한 최 대표의 작품은 우리 조상의 삶의 철학도 엿볼 수 있다.
“처음 태어나 입는 배냇저고리에 실을 달아 오래 살기를 기원했고, 백일이나 돌 옷의 홍색 옷고름이나 홍띠, 버선코에 다는 붉은 상모는 양반이 되기를 바라는 의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오방색의 배합으로 오행(五行)의 이치를 담고 있어 우주 삼라만상의 정기를 모아 인간의 염원을 담기도 하였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아기에게 갖가지 의미를 부여하고 정성을 기울이면서 살아갔던 조상을 생각하고 현대 우리는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최 대표가 디자이너에서 전통한복연구가로 전환한 데는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 평생 한복 바느질을 해온 어머니의 권유로 다시 공부를 시작한 후 2016년 전국기능대회에서 철릭으로 대통령상, 2019년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서는 국무총리상을 받으며 기능장으로 인정을 받았다.
“평생 바느질을 해온 어머니는 제가 전통한복을 배우려 하자 대학부터 권하셨어요. 체계적으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셨던 거죠. 어머니의 오랜 경험은 이론 하는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어요. 전통한복을 해서 돈을 벌지는 못합니다. 대중화가 어려운 옷이다 보니 꼭 입어야 하는 직업군이 대상입니다.”
생활 방식이 급변하면서 수요자가 줄어드는 전통한복의 현실을 고려할 때 한복연구가의 길도 녹록지 않다. 우리의 전통의 맥을 잇고자 하는 사명감도 이 길을 선택하게 된 이유이다.
“전통한복의 전 과정을 정통 바느질 기법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드물어졌어요. 전통이 정통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계획이라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입었던 한 사람이 생애 입었던 우리의 전통 옷을 재현해 전시할 생각입니다.”
최윤희 대표는 충북대학교 정보통신 대학원 졸업, 건국대 디자인대학원 전통복식 졸업, 단국대학교 평생교육원 전통복식과정을 졸업했다. 2017년 2018년 지방 기능대회 심사위원을 맡았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