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해야 하는가?
언제 해야 하는가?
  •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 승인 2020.04.0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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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삶의 모든 문제는 사람에게 있다? 인사가 만사? 이 물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옛날 가뭄이 들면 왕은 자기 탓을 하며 기우제를 지냈다. 현대에도 국가적 재난이 닥치면 `대통령을 잘못 뽑아서…'라며 열을 올리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삶의 모든 문제를 사람의 문제로 규정하게 되면 잘 사는 사람은 누릴 만한 사람이니까 누리게 되고, 고통받는 사람은 고통받을 만한 사람이니까 고통받는다는 인과론적 사고에 빠질 위험이 있다.



#누가 vs 언제

인생에는 육하원칙(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이 있다. 따라서 사람에 해당하는 `누가'는 단지 인생의 1/6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인생 원칙의 두 번째인 `언제'는 `누가'에 밀려왔지만 삶에 대한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른 요즘 `언제'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그의 저서 `언제 할 것인가(When: scientific secrets of perfect timing)'에서 700여 편의 과학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언제 직장을 바꿀지, 언제 안 좋은 소식을 전할지, 언제 수업 일정을 정할지, 언제 결혼생활을 청산할지, 언제 마라톤을 할지, 언제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할지 등등에 대한 혜안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하루일과 중 오전에는 집중하고 분석해야 하는 일, 오후에는 메일확인이나 서류 분석하는 업무가 효과적이다. 살을 빼기 위한 운동이라면 아침에, 근육을 키우기 위함이라면 저녁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함이라면 오전에 가는 것이 좋다. 의사가 실수할 확률이 오후가 더 높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부모세대보다 취업하기가 더 어렵다.



#위기대응과 타이밍

위기대응에는 타이밍이 생명이다. 하지만 그 타이밍을 정하는 전문가 그룹과 리더는 고독하기 그지없다. 의사결정을 내렸을 때 누구는 `성급하다', 누구는 `늦장 대응', 누군가는 `과잉대응'이라 한다. 좀 더 시간이 지난 다음에 평가되겠지만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감염병 위기상황에서 적절한 타이밍으로 대응하였다고 판단된다. 경제문제와 방역문제의 경계에서 적절한 시점을 찾기 위해 고민한 대한민국, 완벽한 방역을 위한 봉쇄는 자칫 경제 붕괴를 가져와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빈곤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을 수 있는 위험이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중국이 나름의 방식으로 코로나와 사투를 벌일 때 미국과 유럽은 문화적 우월의식과 아시아에 대한 편견과 서양인이라는 오만으로 방역에 대한 골든타임을 놓쳤다. 그리고 그 오판의 대가를 지금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삶에는 때가 있다

삶의 모든 문제를 `누구(사람)'의 문제로만 국한 시키지 않을 때 오만에 빠지지 않고 겸손하며 여유로워질 수 있다. 성공과 실패 등 삶의 문제는 `누가'이기 때문이 아니라 `언제'했느냐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성공한 사람도 겸손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삶을 바라보는 시각도 그만큼 넓어질 것이다. 지금 당신의 성공은 당신의 능력보다 타이밍이 잘 맞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우리 몸에는 다 때가 있다. 그리고 인생에도 때가 있다.

그런데 등교(개학)는 어제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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