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새내기가 본 코로나19 대책 현장
공무원 새내기가 본 코로나19 대책 현장
  • 임명화 충주시보건소
  • 승인 2020.04.0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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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임명화 충주시보건소

 

지난해 11월 설레는 마음으로 발령을 받은 지 4개월이 지나 따스한 봄을 맞이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막아내기 위한 방역의 현장에 서 있는 우리에겐 봄을 느낄 새가 없다.

충주시보건소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일반업무를 전면 중단하고 전 직원이 감염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그동안 위기도 있었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 순간도 있다. 어린 아이가 접촉자로 확인되어 다같이 엄마의 마음으로 걱정하다 음성 판정을 확인하고 마음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정신보건업무를 담당하는 나는 격리자들의 지원물품에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안내문을 첨부했다. 감염 여부에 대한 두려움이나 실내에서 답답한 기분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언제든지 전화를 걸어주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또한 일반시민들을 위로해드리기 위한 마음상담전화도 운영 중이다.

동시에 조금씩 목소리가 밝아지는 시민들을 대할 때면 그분들께 힘이 되었단 생각에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보건소를 비롯한 충주시 전 직원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코로나19 차단에 매진하고 있다. 확진자 상태 확인과 동선 파악, 방역 소독, 접촉자 확인 등 쉴 틈 없는 시간의 연속이다.

확진자 동선 파악을 담당한 직원들은 충주 곳곳을 직접 누비는 한편, 하루 종일 팔이 마비될 정도로 수화기를 들고 경로 확인을 위해 통화 중이다.

방역 담당의 어려움은 `고통'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릴 듯하다. 통풍이 제대로 되지 않는 방호복을 걸치고 일 초라도 빠르게 한 뼘이라도 더 많이 방역에 나서는 모습은 흡사 전투에 나선 병사의 모습이다.

한편, 선별진료소는 코로나19 전투의 최전방을 책임진다. 선별진료소에 근무하는 보건소 직원과 공중보건의사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과 일반 검사 방식을 병행하며 한 명이라도 더 많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이들이 사용하는 레벨D 방호복은 착탈이 어려운데다가, 한번 벗으면 곧바로 폐기처분해야 하고, 물량도 넉넉지 않아 담당자들은 음료 한잔 마시는 것도 참아가며 근무에 임한다.

잠깐의 쉬는 시간에 의자에 기대어 졸면서도 한 마디 불평 없는 모습을 보면 괜스레 힘들다 생각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고, 시민을 향한 사명감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자가 격리 안내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고충도 만만찮다. 많을 때는 200명이 넘는 접촉자들에게 연락을 하는데, 대부분 격리 통보에 당황하곤 한다. 직장·가족·생계 문제 등을 토로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안타까움이 앞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웃과 지역의 안전을 위해 충주시를 믿고 확산 방지 활동에 함께해 주신 분들이 너무도 고맙고 자랑스럽다.

모쪼록, 보건소의 새내기로서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아플 땐 보건소에 먼저 문의하기', `개인위생 지키기' 등의 수칙을 반드시 지켜주시길 부탁드린다.

따뜻한 봄날 모두가 마스크를 벗고 웃는 얼굴을 마주할 때까지, 시민들의 안전과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충주시보건소는 늦은 밤의 등대처럼 불을 밝히며 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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