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에 올리는 기도
사월에 올리는 기도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20.04.01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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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단말쓴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삼월 같지 않았던 삼월이 가고 사월 같지 않을 것 같은 사월이 왔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습격으로 멈춰버린 일상의 시계가 정상을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은 까닭입니다.

이를 알기라도 하는 듯이 개나리 진달래 벚꽃들이 예년보다 일찍 개화해 바이러스에 쩔쩔매는 인간들을 위무하고 있습니다.

계절은 그렇게 봄의 한가운데로 치닫고 있는데 인생살이는 아직도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살얼음 낀 여울을 건너듯 살고 있으니 부아가 치밉니다.

학동들로 가득해야 할 교실과 운동장은 한 달이 넘도록 텅 비어 을씨년스럽기만 하고 신도들의 찬송과 기도소리가 끊긴 성당과 교회와 법당들엔 적막감마저 감돕니다.

대구에 있는 신천지교회 신도 중 일부가 지역사회 슈퍼감염원으로 기능하기 시작한 지난 2월 2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 우리 사회의 아픈 생채기들입니다.

반가운 사람을 만나도 포옹은커녕 악수조차도 삼가야 되고, 손주들이 보고 싶어도 오라고 할 수도 보러 갈 수도 없고,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갈 엄두가 나지 않아 참고 지내며, 마스크가 부족해 바깥출입도 자제하며 삽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청첩을 돌린 결혼식도 연기하고, 조문객 없이 상을 치르고, 대수술을 해도 친척 친지에게 알리지 못하고, 계모임도 뒤로 미루고, 관광지에서 관광객을 사절하는 진풍경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식당과 공연장과 시장 등이 파리를 날리고 경제활동 전반이 위축되어 가계와 국가 경제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졌습니다.

참으로 엄혹하고 비상한 시국입니다.

생계가 막막해진 민초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나고 있고 그들의 한숨소리가 날로 커져만 갑니다.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준다 하니 귀추가 주목됩니다. 숨통을 틔워줄 단비가 될지 불협화음의 뇌관이 될지.

아무튼, 인기영합과 지지층 강화를 위한 노림수이거나 뒷감당이 버거운 과도한 빚잔치가 아니길 바랍니다.

민초들도 살고 나라도 사는 사려 깊은 처방이 있기를 기대하고 호소합니다.

코로나19. 참 무서운 바이러스입니다.

육안으로 볼 수도 없고 냄새를 맡을 수도 없으니 멀리하는 게 상책입니다.

이놈의 전파력이 강하고 신출귀몰하거니와 감염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여 그놈이 사라질 때까지 일상의 자유를 반납하고 납작 엎드려 삽니다.

나라밖 사정은 더욱 다급합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사망자 처리에 골몰을 앓을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고 세계를 호령하는 초강대국 미국조차도 확산세를 막지 못해 전전긍긍합니다.

한국이 안전하다며 귀국을 서두를 정도입니다.

지구촌의 대제전인 도쿄올림픽을 1년이나 연기하면서까지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퇴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과히 전쟁입니다. 휴전을 할 수도 없고 평화조약을 맺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기필코 이겨야만 되는 그것도 하루속히 종지부를 찍어야 하는 참으로 힘든 전쟁입니다.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고지를 선점한 나라는 단연 대한민국입니다.

우수한 의료시설과 장비 그리고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확산세가 수그러들고 완치율도 50%를 상회해 고무적입니다.

문제는 남은 잔불 진화와 타국에서 넘어오는 불씨 제거를 어떻게 여사히 잘 해내느냐 입니다.

정부의 결기와 노력이 배가되어야 할 연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함께 하면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만 내놓았을 뿐 언제쯤 빼앗긴 일상을 되찾게 될지에 대해선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 입니다. 그러나 국민이 하고자 하면 능히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코로나 사태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가장 효율적으로 극복한 위대한 나라였고, 위대한 국민이었다고.

4.15총선도 경제회복도 그렇게.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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