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업무를 하며
코로나19 업무를 하며
  • 이효선 청주시 상당보건소 보건정책과
  • 승인 2020.04.0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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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이효선 청주시 상당보건소 보건정책과
이효선 청주시 상당보건소 보건정책과

 

처음 코로나 관련 소식을 접했을 때 솔직히 두려운 마음이 있었다. 보건소 직원인 나도 이렇게 두려운데 일반 시민의 두려움과 공포는 그보다 훨씬 컸으리라.

청주시에 첫 코로나 관련 확진 환자가 발생했을 때 접촉자에 대한 자가 격리 대상자 모니터링을 했다. 매일 두 차례 전화해 발열·기침 등 증상 여부를 체크하고 자가 격리 생활수칙을 알려주며 대상자가 궁금해하는 내용을 알려주고 필요한 보건 관련 물품을 제공해 주는 업무였다. 자가 격리 기간인 14일 동안 대상자와 통화하면서, 대상자가 얼마나 답답할지 하는 안쓰러움과 지침을 잘 준수해 줘 고맙다는 마음을 동시에 느꼈고, 자가 격리 마지막 날에는 함께 축하해 줬다.

이어 청주국제공항에서 열화상 감지 카메라 모니터링 근무를 했다. 도착장에서 탑승객들이 내리면 모니터를 보면서 발열 체크를 하고 이상이 있으면 대상자를 격리해 따로 서너 번 정도 발열 체크를 하고 대상자에게 증상에 관해 물어본 후 상황을 전달하는 업무였다. 긴장하고 초조해하는 대상자를 보면서 제발 체온이 정상 범위 안에 들고, 무증상이길 바랐다.

3월 초 토요일에는 코로나 진단을 위한 상당보건소 선별 진료소 근무가 있었다. 방호복과 보호장구를 착용하게 되면 화장실을 갈 수 없는데, 하는 걱정과 야외에서 종일 근무를 하게 되면 아직은 초봄이기 때문에 추운 날씨와 싸워야 한다는 걱정에, 무엇보다 코로나 감염의 위험 때문에 가기 며칠 전부터 솔직히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막상 당일이 되자 담당 의사와 함께 검체를 채취하며 검사 결과를 걱정하는 대상자와 신천지 관련 개인 정보 유출을 걱정하는 대상자를 안심시키며 나의 걱정이 아주 사소하게 느껴졌으며, 매 순간 긴장 속에서 일하다 보니 화장실 관련 문제와 추운 날씨도 견딜 수 있었다. 또한 드라이브스루 형태로 바뀐 선별 진료소는 검사를 편리하고 신속하게 할 수 있게 위생적으로 깔끔하게 잘 정돈돼 있어 인상적이었다. 이런 힘든 시기에 국가와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힘을 보탰다는 생각에 상당보건소에서 일하는 한 사람으로서 뿌듯한 면도 느껴졌다.

다만 마스크와 페이스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의사와 동료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여러 가지 해프닝도 있었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선별 진료업무를 마칠 수 있었다.

상당보건소에는 나를 포함해 코로나 업무와 관련해 최일선에서 지역을 위해 밤늦도록 일하며 함께 고생하는 직원들이 있다. 이 외에도 우리 지역의 관계 의료기관 및 보건 관계자, 청주시 직원들의 수고를 기억해 주길 바라며 모두가 힘든 시기에 서로 격려하며 힘을 내길 바란다.

다들 각자의 어려움이 있고 힘든 점이 있지만, 지금까지 우리 모두 코로나와 잘 싸우고 있다. 국가와 국민이 지금까지 위기가 생길 때마다 이겨냈던 저력을 믿고 우리 모두 사회적 거리 두기 및 개인위생수칙을 잘 지킨다면 코로나는 머지않은 때 종식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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