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와 정부의 행운?
코로나 19와 정부의 행운?
  •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 승인 2020.03.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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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네덜란드의 역사가이며 철학자인 요한 호이징가는 1938년 `호모 루덴스'라는 명저를 남겼다. 말 그대로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의미다. 호이징가는 인간을 놀이하는 존재로 규정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유희를 추구하며, 문명의 원동력은 놀이라는 것”이다.

프랑스의 평론가이자 사회학자인 로제 카유아는 호이징가의 `호모 루덴스'를 비판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20세기 최고의 놀이학자가 된다. 그는 1958년 `놀이와 인간'이라는 저서를 통해 놀이를 네 가지로 분류한다. 놀이는 경쟁을 의미하는 `아곤', 확률과 운의 `일레아', 모방과 역할인 `미미크리', 현기증과 어지러움의 `일링크스'다.

네 가지 놀이는 서로 완벽하게 연결되는 두 가지 조합이 있다. 첫째는 경쟁-행운 놀이고, 둘째는 모방-어지러움 놀이다. 인류 문명은 이러한 놀이 조합으로 발전한다. 문명 초기는 모방과 어지러움이 지배하던 시대다. 인간 생존을 위협하는 동물과 자연환경이 주는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힘센 동물, 태양, 달 등을 숭배한다. 주술사의 제례와 주문은 현기증과 어지러움을 일으키고 집단 최면으로 숭배 대상과 연결을 강화한다. 주술과 혼돈, 숭배와 흉내가 인류를 지배한 것이다.

인류 문명은 경쟁과 행운의 놀이 출현으로 과학과 합리성의 시대로 진입한다. 공정한 경쟁은 과학 역량의 토대가 되고 확률과 통계를 기반으로 한 행운으로 확립된다. 핵심은 인류가 만든 보편적 가치와 법률적 규칙을 준수하면서 상호 공정하게 경쟁하는 것이다. 경쟁-행운 놀이의 출발이 인간을 혼돈과 야만에서 구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세계적 확산은 그동안 감춰져 있던 많은 진실을 드러나게 했다. 선진국으로 불리던 국가들이 바이러스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시민의식은 바람처럼 사라졌다. 사재기 열풍과 국경봉쇄, 의료 시스템의 붕괴, 인종적 차별 등 수많은 야만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동안 삶을 지켜주던 인류의 보편적 가치는 붕괴하고 복지와 사회 안전망은 무력해졌다.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목숨을 잃었으며 경제는 정지했다. 코로나 피해는 그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가장 과학적이고 민주적이며, 투명하고 개방적인 대응정책으로 전 세계의 희망이 되고 있다. 수많은 선진국 지도자들이 도움을 요청하고, 한국산 진단키트를 수입하기 위해 군용기까지 띄우고 있다. 대통령의 리더십과 정부의 정책 역량, 성숙한 시민의식, 자치단체와 사회 공동체의 협력이 공진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관리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런 성과는 외신을 통해 모범국가로 소개되고 있다.

문제는 보수언론과 이를 추종하는 일부 정치세력이다. 이들의 주장은 참으로 황당하다. 사태 초기에는 중국 봉쇄만을 주장하더니 마스크 배급 문제로 대통령 탄핵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사태가 호전된 최근에는 전 정부가 모두 잘한 것이고 문재인 정부는 `운만 좋은 것'이라고 한다. 국민과 대책본부는 잘하는데 정부는 무능하다는 황당한 주장까지도 편다.

보수언론은 카이유의 이론처럼 혼란과 야만, 모방과 선동이라는 초기 놀이에 갇혀 있다. 미국과 일본만을 무한 숭배하고 색깔과 종북의 주술로 국민을 현혹하는 초기 놀이에서 한발도 나가지 못한 것이다. 정부가 운이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행운도 역량 있는 경쟁력과 만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능력 있는 정부에 행운까지 따라주니 정말로 환상적인 조합이다.

우리는 이미 이런 단계에 와 있고 세계 정상과 외신이 이를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우리 속담처럼 행운도 노력하는 자에게 온다. 사실에 기반하지 않고 선동에만 나서는 이들에게 로제 카이유의 `놀이와 인간'을 정독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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