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선물
코로나19의 선물
  •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20.03.2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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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論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세계보건기구가 최근 발표한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관련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10만 명에 이르는데 67일, 20만 명이 되기까지는 11일, 30만 명이 되기까지는 불과 4일밖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후베이성 정부가 코로나19 발생지인 우한 봉쇄를 내달 8일 0시를 기해 해제하기로 발표했고, 코로나19 확진자수 3위를 차지하고 있던 우리나라도 그 순위가 8위권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30만 명에 이르기까지 4일밖에 걸리지 않게 됐다.

상황이 악화되자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3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33만2930명, 사망자가 1만4510명에 이르렀다고 발표한 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팬데믹(유행)”을 선언했다. 현재 코로나19에 가장 크게 노출되고 있는 곳은 확진자 17만1424명, 사망자 8743명을 기록하고 있는 유럽이며, 유럽 중에서도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확산세가 강력하다. 코로나19 확진자 관련의 통계 자료들은 집계한 기관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지만, 가장 최근 자료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지난 24일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8만1598명, 사망자는 1만6559명에 달한다.

이와 같은 상황을 통해 우리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제 지구촌의 모든 국가들은 각각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 몸이 손과 발 눈 코 입 등으로 이뤄졌고, 손도 왼손과 오른손으로 나뉘지만, 결국 이 모든 것들이 한몸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내지 한국 중국 미국 이태리니 하는 모든 것들 또한 하나의 지구촌에 다름 아니라는 사실을 통감하게 됐다. 따라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국제정치의 핵심이라고 보던 전근대적 시각들을 버리고, 지구촌의 모든 나라들이 한울타리 안에서 한 이치에 따라 한 살림을 하면서 공생공영 할 길을 모색해야 할 때다.

코로나19로 인해 지구촌은 가장 많은 사람이 장시간 마스크를 쓰는 경험을 했다. 마스크는 코로나19 감염자의 침방울이 타인의 호흡기나 눈·코·입의 점막을 통해 침투되는 일이 없도록 차단하는 형이하학적(形而下學的) 차원의 안전장치다. 이와 마찬가지로 내 안의 나쁜 생각과 감정에 휘감긴 채, 마구 흘러나오는 나쁜 말이 타인들의 의식 속으로 침투되어 영혼을 병들게 하는 일이 없도록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 마스크를 써야만 한다는 통찰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명약관화해졌다. 매 순간 호흡을 가다듬고 차분하고 고요한 마음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나쁜 생각이 나쁜 말이 되어 주변 사람들의 영혼을 병들게 하려는 것을 즉시 알아차리고 멈추는 `알아차림 명상'이 바로 인류에게 시급한 형이상학적 마스크에 다름 아니다.

인류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를 착용했듯이, `알아차림 명상'이란 마스크를 잘 챙겨 쓴다면, 일찍이 성현들께서 설파하신 것처럼, 감정에 휘둘리거나 자신의 이득에 사로잡힘 없이 차분하고 고요한 마음으로 “知之爲知之(지지위지지) 不知爲不知(부지위부지)”, 아는 것을 안다고 말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진실 된 세상과 함께 “是謂是(시위시) 非謂非(비위비)”, 즉 옳은 것은 옳다고 말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하는 올곧은 세상이 앞당겨질 것이다. 자신이 제대로 아는지 모르는지도 모르는 채, 감정에 휩싸여 토해내는 헛된 말과 자신의 이득을 위해 꾸며내는 교언 등을 차단하는 형이상학적 마스크인 `알아차림 명상'을 전 인류가 착용, 지공무사한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바른말로 넘쳐나는 멋진 세상이 도래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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