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의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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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 승인 2020.03.2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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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원이 본 記者동네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대학 졸업생 중 문과계열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문과라서 죄송하다는 `문죄송'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습니다.

그러나 취재기자의 경우 대학 전공은 문과계열이 압도적으로 많고 이공계 계열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제가 아는 취재기자 중 공대 졸업자는 대학 후배인 H기자가 유일할 정도로 이공계 졸업자는 드뭅니다.

H기자는 충북의 한 방송사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대전의 방송사로 이직한 뒤 주말뉴스 앵커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H기자가 방송사에 입사할 당시 공대 졸업생의 취재기자 입사는 1980년대 여학생의 공대 입학에 맞먹을 정도로 극히 드문 사례였습니다.

지난 2017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기자들의 전공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1667명 중 인문학계열(어문 포함)이 28.1%로 가장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조사는 취재기자만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만큼 그 범위를 취재기자로 좁히면 인문학 계열 편중이 더 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충북지역 언론사도 취재기자는 인문계열이 가장 많지만 최근 입사자 중 출신 학과는 신문방송학 전공자가 가장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언론사 지망생 본인 또는 부모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기자가 되려면 신문방송학과를 나와야 되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신문방송학과를 나오지 않아도 기자를 하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충북에서 활동하는 일간지 기자 중엔 판소리를 전공한 기자가 있을 정도로 기자들의 전공 영역은 다양합니다.

국문과와 영문과의 경우 신문방송학과보다 그 수는 적지만 언론사 곳곳에 포진해 있습니다.

특히 신문사 편집부의 경우 국문과, 영문과, 중문과 등 어문계열 전공자들이 적응을 잘하고 있습니다.

또 정치외교학과, 철학과, 사학과, 종교학과 등 기자들의 전공은 아주 다양합니다.

종교학과의 경우 신문사에서 종교 전문기자를 선발할 때 면접에서 유리한 점이 많고, 종교 언론은 신학과 출신이 기자로 활동하기도 합니다.

이과 계통 중 물리학과와 화학과 졸업생들은 과학 관련 잡지사 기자들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카메라 기자들도 예술대학 졸업생을 비롯해 영상 관련 대학 졸업자 등 취재기자만큼 전공 영역이 다양합니다.



#교육부가 대학교 입학 정원보다 입시 응시자가 더 적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학과 구조 개편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문과, 영문과 등 인문계 학과들이 취업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잇따라 폐과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사는 아직도 인문계열 졸업생을 필요로 하고 있고, 이 같은 상황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입니다.

`배고픈 학문'으로 치부되는 인문계열 학과지만, 언론사 입장에선 풍부한 인문학적 소양이 있는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어 대학들의 구조조정이 반갑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학교 인문계 학과들이 자꾸 없어지는 상황에서 기자들의 전공 학문도 크게 바뀌는 상황을 받아들여야만 될 것 같습니다.

/현대HCN충북방송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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