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땀 한땀 전통의 멋 `손바느질' 예술이 되다
한땀 한땀 전통의 멋 `손바느질' 예술이 되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03.24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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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콜렉트 2020서 `주목할 만한 여류작가 10인' 선정 이소라 작가
염색한 자투리 모시에 옻칠… 쌈솔기법의 조각보 완성
현대적 감각의 작품 `옻칠조각보' 예술적 가치 큰 호평

 

조각보 작가 이소라씨가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콜렉트 2020에서 `주목할만한 여류작가 10인'에 선정되며 주목을 받았다.

이 작가는 한국의 생활 속 쓰임인 조각보를 전통에 기반을 둬 예술로 승화시키면서 조각보 작가로 이름을 알려 왔다. 특히 이번 콜렉트 2020에 출품한 작품은 모시에 옻칠을 더한 `옻칠 조각보'로 한국의 전통을 가미했다. 자투리 모시를 염색한 뒤 옻칠을 하고 쌈솔기법으로 한땀 한땀 수놓은 작품은 면과 선의 배치로 현대적 감각을 더했다. 옻칠 조각보가 만들어지기까지 모든 과정에는 이 작가의 손길이 깃들어 있다. 쓰임에서 시작된 조각보가 예술로 탄생되는 순간이다.

이 작가는 “런던에서 주목할만한 여류작가로 선정되어 개인적으로도 좋은 일이지만 작가 이름도 없이 생활 속 지혜로 남아있는 한국 어머니들의 조각보를 새롭게 조명하는 기회가 되어 기쁘다”며 “옛날 우리 어머니들은 물품이 귀하다 보니 자투리 천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천 조각을 모아 바느질로 이불이나 밥상 보를 만들어 사용했다. 쓰임이 현대사회에서는 필요 없게 되면서 조명받지 못하지만, 예술적 가치로 인정받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콜렉트 2020에 출품한 `옻칠 조각보'는 현장에서 판매되는 성과까지 있었다. 현대미술의 침체 속에서도 유럽인들의 작품 구매로 이어진 것은 작가의 진정성이 더해진 예술세계를 높이 평가했음이다.

이 작가는 “이번에 출품한 옻칠 조각보는 한국의 전통인 옻칠 기법을 조각보에 차용한 것”이라며 “크기와 색이 다른 모시 자투리에 옻칠하고 나면 원색에 다른 깊이 있는 색조가 나는데 이를 색과 형태에 따라 자유롭게 배치해 하나의 조각보를 만들어 새 생명을 부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영국 런던에서 매년 열리는 콜렉트 2020은 세계 각국의 공예작가들이 참여하는 아트페어로 다양한 분야의 공예작품이 소개되고 판매가 이루어진다”며 “올해 작가로 현장에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지만 새로운 네트워크가 생기면서 작가로서 여러 나라에 한국의 조각보를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라고 전했다.

손바느질로 시작한 이 작가는 자기분야에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천을 다루기 위해 천연염색을 배우고 한걸음 나아가 옻칠 장인으로부터 옻칠기법을 배우며 자신의 영역도 확장했다.

이 작가는 “바느질을 시작하면서 염색을 배우고 다시 옻칠을 배우면서 한국의 전통 색과 오랜 생명력을 담보하는 기법을 통해 공예의 쓰임과 우수성을 알게 됐다”면서 “바느질이 혼자서 하는 작업이라 어려움도 많지만, 적성에 맞는다. 한땀 한땀 손끝에서 이어지는 바느질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것을 보면 행복하다”고 들려줬다.

한편 콜렉트 2020은 영국공예청이 주관하고 로에베재단이 후원하는 프리미어 공예예술품 박람회로 올해 16회째 런던 소머셋 하우스에서 2월 27일부터 3월 9일까지 열렸다. 25개국의 박물관과 갤러리가 참가한 아트페어에서 이 작가는 `주목할만한 여류작가 10인'에 선정됐다.

이소라 작가는 청주대 대학원에서 공예를 전공했다. 2011년 한·일 공예특별전, 2012년 프랑스 보졸레 섬유엑스포에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참여했으며 2018년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장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19년 청주공예비엔날레 초대작가로 참여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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