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풀니스
팩트풀니스
  • 민은숙 청주동주초 사서교사
  • 승인 2020.03.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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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민은숙 청주동주초 사서교사
민은숙 청주동주초 사서교사

 

이 책이 처음 나온 건 2019년 봄으로, 내가 책을 읽은 건 작년 가을이다. 다시 이 책 생각이 나서 읽은 부분은 338쪽. 읽으면서는 그냥 에이, 설마 하고 지나갔던 부분이다.

`내가 우려하는 다섯 가지는 전 세계를 휩쓰는 유행병, 금융위기, 세계대전, 기후변화, 극도의 빈곤이다. 이 문제들이 왜 가장 걱정되는 것일까?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의 세 가지는 예전에 일어났고, 나머지 두 가지는 지금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다섯 가지 모두 수많은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수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인간의 발전을 여러 해 또는 수십 년간 멈출 것이기 때문이다. (중략) 이 다섯 가지는 거대한 살인마여서 가능하다면 모두 힘을 모아 한 단계씩 차근차근 행동하는 식으로 반드시 문제를 해결해가야 한다.'

작가에게 죄송하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지나친 걱정이라고 생각했다.

339쪽을 읽어보면, `독감처럼 매우 빠른 전파력을 갖고 공기 중에 떠다니는 질병은 에볼라나 HIV/에이즈 같은 질병보다 인류에 더 큰 위협이 된다. 전염성이 대단히 강하고 그 어떤 방어막도 간단히 무시해버리는 바이러스로부터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우리를 보호하려는 노력은 쉽게 말해 그만한 가치가 있다.'

몇 달 전만 해도 이 구절이 이렇게 와 닿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이 책, 팩트풀니스(한스 로슬링 외·김영사·2019)를 다시 읽어 봐야 할 것 같다.

팩트풀니스. 우리 말로 `사실충실성'으로 번역했다. 팩트(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태도와 관점이라는 뜻을 담았다. 세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에 대한 책이다.

책은 13개의 질문과 그에 따른 답을 던지고 있다. 오늘날 세계 모든 저소득 국가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여성은 얼마나 될까?, 세계 인구의 다수는 저소득, 중간소득, 고소득 국가 중 어디에 살까?, 유엔은 2100년까지 세계 인구가 40억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데 아동, 성인, 노년인구 중 어느 층이 늘어날까?, 전 세계 30대 남성은 평균 10년간 학교를 다니는데 같은 나이의 여성은 몇 년간 학교를 다닐까? 등이다. 질문에 답을 하는 방식을 통해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와,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통계가 보여주는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인식 차이를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이 책 연관 검색어로 `팩트풀니스 비판'이 떴던 것이 기억난다. 다들 나처럼 할 말이 많았을 것 같다. 그런데 사태가 이리되고 나니, 작가가 사람들이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몰라서 화가 날 만하다.

특히 9장. `비판 본능', 307쪽을 본다. 매독이 예전에는 프랑스에서는 이탈리아 질병, 이탈리아에서는 프랑스 질병이라고 불렸던 사실을 알려 준다. 코로나 바이러스19가 명명되기 전,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를 뭐라고 불렀는가에 대해 떠올려 보자. 조언대로, 희생양을 찾으려는 생각을 버리고 원인을 찾고, 시스템을 정비해야 할 일이다. 시스템 정비 즉, 사회적 거리 두기, 손 씻기, 마스크 제대로 착용하기부터 실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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