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골든타임
코로나 골든타임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0.03.23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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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위기에 처한 이탈리아가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시스템을 전면 `수입'할 태세다. 이탈리아는 21일(현지 시간) 하루에만 79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날 기준으로 사망자 수가 4825명에 달한다. 전체 확진자 수는 5만3578명으로 치사율은 무려 9%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한국(1.16%)에 비해 9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가 한국의 코로나 방역 시스템을 전수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2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월터 리치아르디 이탈리아 보건부 자문관은 “한국의 코로나 대응 모델의 세부 방식을 연구하고자 (정부 차원에서) 스터디 그룹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WHO 이사회 일원이기도 한 그는 “최근 며칠간 한국의 코로나19 관련 그래픽을 비교·분석해 왔다. 한국의 대응 전략을 따라야 한다는 확신이 든다”면서 “보건장관의 동의를 구해 이탈리아도 이를 채택해야 한다고 제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한국의 코로나19 그래프는 누적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 치사율 등이 자국과 비교해 현격하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 그려진 그래프다.

이탈리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밀착 추적식 방역 시스템이다. 우리 보건 당국은 감염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 즉시 그와 접촉한 사람들을 추척해 신속히 감염 여부를 검사한다. 양성 반응이 나오면 곧바로 격리해 확산을 차단한다. 그 과정에서 스마트폰 위치 추적, 신용카드 사용 내역, 폐쇄회로(CC)TV 등이 동원된다. 그 결과 한국은 여타 국가와 달리 코로나19의 확산세를 비교적 빠르게 진정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최악의 상황을 치닫고 있는 이탈리아가 한국의 대응 시스템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중남미 국가들도 한국의 선진 방역 시스템을 배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 탈렘 통신은 자국의 정부 관계자들이 화상회의를 통해 한국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코로나19 대응법을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코로나19 발병의 영향을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도 전했다. 멕시코와 칠레도 현지 한국 대사관을 통해 정보 공유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처음에는 우리 정부의 코로나 대응을 남 보듯 하던 일본도 이제 와서는 한국을 부러워하는 모습이다. 아사히 신문은 22일 자체 특집 기사로 한국의 코로나 대응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아사히는 `한국 정부가 중국의 감염 상황을 주시하며 검사 키트의 신속 개발과 현장 투입을 위한 특례 제도를 도입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21일 `코로나 검사 건수 31만건, (한국의) 의료 체계 붕괴 안 돼'라는 제하의 서울발 기사를 내보내며 한국의 대응 시스템을 인정했다.

외신의 평가에 아랑곳없이 우리나라의 코로나 방역 시계는 여전히 발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2일 오는 4월 5일까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의 적극적인 동참을 국민에게 호소했다. 불요불급한 외출이나 외식, 여행의 자제, 2m 거리두기, 마주 보지 않고 식사하기, 출장 연기 등이 골자다. 고속버스나 열차의 좌석도 개인 간 거리를 둬 발매하기로 했다. 정부도 각 부처 산하 다중 이용 시설의 사용을 모두 중지한다. 정부는 이 기간 동안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일상생활과 경제 활동이 조화를 이루는 `생활 방역 체계'로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남은 2주간의 골든타임. 그 성공 여부가 우리 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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