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공약도 모르는 `깜깜이선거' 우려
후보·공약도 모르는 `깜깜이선거' 우려
  • 석재동 기자
  • 승인 2020.03.2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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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석재동 부장
석재동 부장

 

21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5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19 공포에 짓눌려 좀처럼 선거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올해 최대 관심사여야 할 총선이 전대미문의 감염병에 뒷전으로 밀려난 형국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들어 미국과 유럽에서 하루 수천명의 감염자가 발생하자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인 대유행)을 공식 선언했다. 어떠한 현안보다 코로나19 방역이 우선돼야 한다는 명시적인 선언이다.

우리나라도 하루 수백명에 달하던 코로나19 감염자가 100명내외로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확산 차단에 가슴졸이고 있는 상황이다. 충북 확진자도 22일 현재 36명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괴산 11명, 청주 9명, 충주 9명, 음성 5명, 증평·단양 각각 1명이다. 공적마스크를 판매하는 도내 약국에선 평일과 주말 가릴 것 없이 길게 늘어 선 대기줄이 일상의 풍경이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상생활이 붕괴되다시피 한 상황에도 예정됐던 선거절차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 미래통합당 등 거대 양당의 공천이 마무리돼 가면서 점차 선거국면도 본격화하고 있다. 거대 양당은 `야당 심판론' 대 `정권 심판론', `정부 지원론' 대 `정부 견제론'을 내세워 총선 승리에 한 발짝씩 더 다가가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을 뽑는다. 충북은 지역구 8석을 놓고 여야가 경쟁한다. 이번 선거부터는 비례대표 선출방식에 연동형을 적용한다. 이를 놓고 유·불리를 따진 민주당과 통합당에선 사상 초유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창당하고 나섰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인한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출범한 군소정당까지 난립하고 있다. 유권자 연령도 만19세에서 만18세로 낮춰졌다. 기존 유권자들로서는 이래저래 혼란스러운 총선정국을 맞이하게 됐다.

여야 주요정당의 공천은 마무리됐다. 매 선거때마다 불거지는 낙천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도 등장했다. 오는 26~27일 후보등록이 진행되면 선거구별 최종 후보자가 가려진다. 다음달 2일에는 모든 선거의 꽃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에게 남은 일정이 빠듯하다.

하지만 무언가 허전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에 묻혀 제대로 된 후보자 정보나 공약이 유권자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모든 뉴스나 정보의 우선순위를 코로나19가 차지하면서 선거는 뒷전이 됐다. 그렇다 보니 제대로 된 선거정보가 유권자에게 전달될리 없다. 공약도, 후보도 모르는 `깜깜이 총선'이 우려된다.

코로나19 종식에 힘을 쏟는건 당연하지만 총선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거때마다 강조하는 사안이지만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공약의 현실성 등은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학생이 교과서를 보지 않고 시험을 잘 볼 수 없는 이치와 같다.

여야가 선동하는 지긋지긋한 분열·갈등의 구태정치를 멈추게 할 전환점이 이번 총선이다. 총선을 통해 막장정치에 경종을 울릴 이는 바로 유권자다. 유권자의 작은 관심이 쌓이고 쌓여 수년, 수십년 후 더욱 발전한 대한민국이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 발현되는 4·15총선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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