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적
보이지 않는 적
  • 류충옥 청주성화초 행정실장
  • 승인 2020.03.2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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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류충옥 청주성화초 행정실장
류충옥 청주성화초 행정실장

 

세상이 변했다. 퇴근 후 근무 스트레스를 풀어놓던 주점은 적막이 흐른다. 거리엔 지나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고 차도 드물어 도로는 한산하다. 흥겨운 음악에 긴 팔을 펄럭이며 춤을 추던 바람 인형도 자취를 감추고, 할인 판매에 사람들로 북적이던 매장은 썰렁하기 그지없다. 그 대신 집에서 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이 증가하자 급기야 택배 직원이 과로로 숨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마스크를 사려고 몇 시간씩 줄을 서는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자 정부는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여 지정된 날에만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정책을 펼쳤다.

학교 상황은 어떤가? 두 차례에 이은 개학 연기로 사상 초유의 4월 개학을 계획하고 있다. 온라인 가정학습을 확산하고, 집 밖을 못 나가게 하니 아이들은 엄마와 또 다른 전쟁 중이다. 종교적 모임을 통해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자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임이나 종교적 집회를 자제할 것을 권고하여 대부분 교회는 인터넷 예배를 본다. 코로나19가 불러온 현상이다.

이렇듯 코로나19는 건강뿐만 아니라 경제와 사회에도 치명타를 입히고 있다. 세계적인 입국 제한조치로 항공업계가 위기를 겪으며 저가항공사는 급여를 40%만 지급한다고 한다. 외출 자제 여파로 극장이나 백화점은 매출액이 대폭 감소하고, 소상공인들까지 월 임대료 낼 걱정에 울상이다. 자동차와 휴대폰 제조업도 항공 길이 막히며 가동중단이 되자 이에 따른 중소 협력업체들도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정치권에서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코로나19를 이용하여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코로나19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뒤 불과 두세 달 만에 전 세계적으로 세력을 확장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코로나19 실시간 상황판에 의하면 전 세계 188개국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였고, 1만 3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우리나라 사망자도 100명이 넘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어제 하루에 1000여 명이 사망하면서 유럽은 정점을 찍고 있다. 아직도 지구촌은 코로나19라는 보이지 않는 적과 한판 전쟁 중이다. 이 시간에도 의료진들은 갑갑한 방진복을 입고서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는 2월 말을 정점으로 확진자와 사망자의 감소세가 뚜렷하다. WHO 라이언 사무차장은 “한국은 검사, 격리, 접촉자 추적, 치료 등의 종합적인 억제책을 쓰면서 이동 제한을 제한적으로 사용했다.”라며 한국을 `교과서 같은 우수 사례'로 뽑았다. 그는 한국은 다른 나라처럼 전면적으로 국경을 봉쇄하거나 여행 및 이동 제한을 강제하지 않고 코로나19를 억제했다고 평했다. 중남미 정부는 `한국 코로나 대응법'공유를 요청하고, 이탈리아에서는 `한국 대응 모델 연구팀'을 가동하였다.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에서 이길 방법은 국가 정책에 협력하여 한마음 한뜻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다. 개인위생관리로 손 씻기와 마스크 사용 생활화,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다수 모임 자제, 그리고 위기마다 국민이 합심하여 극복해 냈던 것처럼 사회 전체가 위기에서 벗어날 긍정적인 생각과 적극적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19! 코리아가 이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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