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사이비
종교와 사이비
  • 박경전 원불교 청주상당교당 교무
  • 승인 2020.03.1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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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박경전 원불교 청주상당교당 교무
박경전 원불교 청주상당교당 교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종교단체의 예배 중단, 법회 중단 결정이 주목되고 있다. 코로나19의 빠른 확산을 멈출 수 있는 해결책 중 하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시된 만큼 종교계의 이러한 결정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몇몇 종교단체는 정부의 간곡한 만류와 국민들의 우려를 무시한 채 종교 집회 모임을 그대로 강행한다고 한다.

과연 누구를 위한 종교인가.

`사이비'라는 말이 있다. 국어사전을 살펴보면 겉으로는 비슷하나 본질은 완전히 다른 가짜라는 뜻이다. 즉 `사이비'는 겉으로는 종교와 비슷하나 본질은 완전히 다른 가짜라는 말이다. 사이비의 구분법은 간단하다. 누구를 위한 종교인지 알면 되는 것이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종교 소식의 거개는, 신도들의 소중한 생활을 볼모 삼아 탐욕의 주린 배를 채우고, 온갖 거짓과 패악으로 점철되어 있다.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 기적과 이상향의 세계만을 고집하며, 할 수 있는 모든 부정을 저지르면서도 오직 믿음만을 강요한다. 그 믿음에 사실성과 합리성과 역사성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해가 아침에 뜬다.'라는 것을 믿지 않는 사람은 없다. 해가 아침에 뜨는 것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 사실이다. 또, 과학적이며 논리적인 합리성을 갖고 있다. 해가 아침에 뜬다는 것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이것이 역사성이다. 믿음은 사실성과 합리성, 역사성을 갖추어야 바른 믿음이다. 사이비 종교는 심판의 날이 오면 해가 뜨지 않을 거라고 사실이 아닌 말을 하며, 해가 저녁에 뜰 거라고 비합리적인 말을 하며, 해가 과거에는 뜨지 않았다고 비역사적인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여러분의 돈과 시간과 노력을 달라고 한다.

사이비 종교는 결국 여러분의 모든 것을 종교에 바치라고 한다. 종교를 위해 여러분의 생활을 바치라고 한다. 종교를 위해 여러분의 물질을 바치라고 한다.

진정한 종교는 종교의 모든 것을 활용하여 여러분의 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만들라고 한다. 여러분의 생활을 위해 종교에서 배운 것을 활용하라고 한다. 여러분 자신을 위해 종교를 활용하라고 한다.

진정한 종교와 사이비의 차이는 삶이, 생활이 종교에 이용되어지는지, 종교가 삶에, 생활에 활용되어지는지의 차이이다.

원불교는 생활불교, 생활종교라 불리운다. 생활 속에서 활용되어지는 종교, 생활 속에서 활용하는 종교라는 뜻이다.

원불교는 생활종교이다. 원불교를 믿고 배우면 여러분의 삶에 도움이 된다. 혹,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믿지 말기를 바란다. 만일, 어떤 원불교에서 원불교를 위해 당신의 삶을, 생활을 바치라고 한다면 그건 가짜다. 원불교가 아니다.

소태산 대종사는 원불교의 교세 확장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모든 생명이 각자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원망과 탐욕의 지옥 생활을 버리고 감사와 은혜의 낙원생활을 수용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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