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0.03.1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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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하성진 부장
하성진 부장

 

`It ain't over till it's over'.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멤버이자 역대 최고 포수 중 한 명이었던 요기 베라가 한 말이다.

이 말은 야구계를 넘어 시대의 명언으로 남았다.

1973년 뉴욕 메츠 감독이었던 베라는 팀 성적이 바닥권을 헤매 경질설이 나돌고 있을 때 모 기자가 “(보나 마나) 이미 (시즌이) 끝난 것 아니냐”며 비판적 질문을 던지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이후 메츠는 불꽃처럼 일어나 지구 우승을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2013년 개봉한 영화 `공범'에서도 배우 김갑수가 극중 이 말을 했다.

자신의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시간이 끝나기 전에 한 말인데, 영화에서는 공소시효가 끝나야 끝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결국, 어떤 일의 결말 전에 생각지 못한 반전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다소 주춤해지고 있다. 17일 국내 확진자 수는 8320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0시보다 84명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 하루 증가 폭은 사흘째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하루 909명의 확진자가 나왔던 때와 비교하면 다소 주춤해지는 양상을 보이는 게 사실이다.

코로나19 공포에 갇혀 숨이 막히고, 지루한 일상생활에 지친 까닭일까. 낙관론이 스멀스멀 나오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자칫 `3차 유행'이 찾아올 수 있기에 긴장의 끈을 더욱더 조여야 한다.

정부가 17일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을 2주일 더 연기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달 23일 1주일 미뤘다가 이달 12일 2주일 더 미룬 데 이어 3차로 개학을 연기했다. 아직 안심 단계가 아닌 데다 지역 감염 우려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정부 판단대로 코로나19 확산의 뇌관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확진자의 80%가 집단감염에 따른 것이다 보니 종교 시설뿐 아니라 학원 등 다중이용 시설에서 추가 발생 가능성은 크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하고 국내에서도 산발적으로 지역사회 소규모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권고에도 교회당 예배를 강행한 경기 성남의 `은혜의 강' 교회 집단 감염 사태를 엄중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충북 전체는 차치하고 열흘 넘도록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청주의 `청정'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종교계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청주시가 개신교계 지도자들에게 예배를 통한 감염 확산을 어필하며 자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상당수 교회가 수용하지 않고 있다.

시에 따르면 청주지역 신도 1000인 이상 교회 16곳 가운데 5곳이 온라인·오프라인 예배를 병행했고, 100인 이상~1000인 미만 118곳 중 39곳만 예배를 중단했다고 한다. 100인 미만 교회 710곳은 예배당의 기존 방식을 고수했다.

대구 동안교회와 성남 은혜의강 교회 등 종교 집회에서 나온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지역감염 확산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 종교계에 말하고 싶다. “코로나19,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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