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의 코로나 오보
NBC의 코로나 오보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0.03.16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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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질투할 정도로 한국이 부러웠나. 미국의 유력 언론사인 NBC가 `가짜뉴스'를 보도해 망신을 당했다.

NBC는 14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테네시주 출신 마크 그린 공화당 의원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해 보도했다. 마크 그린은 이날 청문회에서 `미국 식품의약처(FDA)가 한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용은(한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응급용으로도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유감스럽게도 이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마크 그린이 언급한 한국의 진단키트는 한국의 특정 회사가 미국 FDA에 제출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현재 안정적이며 신속, 유효하게 사용되는 진단키트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하지만 NBC는 어쩐 일인지 이 말을 `팩트체크'도 하지 않고 그대로 인용 보도해 결국 미국을 비롯해 온 세계에 마치 `한국에서 현재 사용중인 진단키트가 부적절한 것 '이며 결과적으로 `한국의 검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 '는 오해를 사게 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고의 모범 사례로 부추기며 신뢰를 보내고 있는 한국의 코로나19 진단 체계를 전면 부정하는 최악의 오보를 한 셈이다.

같은 날 미국 ABC뉴스는 한국과 관련된 `사실 뉴스'를 내보냈는데 미국인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날 ABC가 내보낸 뉴스의 제목은 `자가격리된 사람들에게 음식물 박스를 배달하는 한국인 자원봉사자들'.

한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자가격리 중인 사람들에게 손수 음식물 등 위문품을 나눠주는 모습의 뉴스 영상이었다. 미국 누리꾼들은 놀랍다는 반응과 함께 (한국인을) 존경하고 부럽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미국인들은 특히 감염의 위험에도 불구, 이타적으로 몸소 자원봉사에 나선 한국인들의 용기를 높이 샀다. 뉴스의 댓글들은 보면 다음과 같다.

“이런 사람들이 있다니 놀랍다. 미국인들이 한국인들에게 배워야 한다”, “한국의 끝내주는 사람들(자원봉사자)로부터 배울게 참 많다. 정말 존경한다. 코리아!”, “난 한국인이었으면 좋겠다. 정말 멋진 나라다” 등등.

이중 `난 한국인이었으면 좋겠다'는 댓글이 눈에 밟힌다. `의료서비스 후진국'인 미국의 현실 때문이다. 미국의 의료비는 `살인적'이라는 수사가 붙을 정도로 비싸다. 흔한 독감 검사 비용이 의료보험을 적용할 경우 우리 돈으로 1000달러(120만원) 정도다. 의료 보험이 없는 사람들은 이보다 3배 이상인 3500달러(430만원)를 부담해야 한다. 이번 코로나19 검사 비용도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검사 비용보다 더 부담이 되는 천문학적인 치료 비용이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국민개보험' 국가가 아니다. 법적으로 국가가 치료해줄 수는 있지만, 의료비가 무료인 경우는 제한적이다. 미국인 중 건강보험 미가입자는 2750만명에 달한다.

한 언론은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검사에서부터 확진, 14일간 음압병실 격리 치료 등의 절차를 거쳤을 경우 무려 9만달러(1억여원) 안팎의 의료비를 지출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의 현실을 꼬집었다.

지난 주말 미국의 방송사들은 자국에서 사재기 열풍이 이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도했다. 대형마트에서 카트에 산더미 같은 생필품을 쌓아놓고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서 있는 소비자들의 모습. 미국의 각 주 정부가 2주치의 식량을 준비하라고 권고한 것이 발단이었다.

중국과 한국에서 연이어 경고음이 울렸을 때 제대로 초기 대응을 하지 않았다가 지금 된서리를 맞고 있는 미국. 그곳 대부분 언론은 지금도 날마다 한국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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