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을 말하다
강소농을 말하다
  • 연영흠 충북농업기술원 민간전문위원
  • 승인 2020.03.1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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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연영흠 충북농업기술원 민간전문위원
연영흠 충북농업기술원 민간전문위원

 

작지만 강한 경쟁력을 갖춘 농업인 다시 말해 영농규모는 작지만 끊임없는 역량 개발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율적인 경영혁신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농업경영체라는 의미다. 농촌진흥청이 2011년 강소농 육성사업을 시작하며 정립한 내용이기도 하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8년 말 기준 전국 호당 경지면적은 1.56㏊이고 그중 1.0㏊ 이하인 농가가 71%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 농업의 현주소를 아주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이러한 농업을 추구하고 있는 많은 농업인 가운데 한 농가를 소개해 보기로 하자.

부부를 처음 만난 것은 농촌진흥공무원으로 충북농업기술원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다. 좀 더 나은 농사를 지으면서 가공으로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고 싶어 찾아왔었다. 청주(통합 전 청원) 지역에 터를 잡은 귀농 2년차 부부로 이곳에 정착하게 된 계기가 둘의 고향에서 중간지점이 바로 여기란다. 아내는 강원도 남편은 전라도. 처음 계획은 시골의 전원을 벗하며 멋진 음식점을 운영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고 가지고 있는 돈을 모두 집에 투자하다 보니 당장 먹고사는 일이 문제가 되었다. 마을분의 소개로 근처 밭을 소개 받아 도라지 재배를 하게 된 것이 농사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농지원부도 농업경영체라는 말도 처음 듣는 얘기 농사는 짓고 있으되 농업인은 아니었다.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던 말미에 자가토지가 없으면 임대차 계약을 맺고 농지원부를 만들어 농업경영체 등록이 가장 우선임을 강조하였다. 농업기술센터를 찾아 담당자와 상담하고 교육을 받으면서 작목반이나 연구회에 가입하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네트워크 형성에 힘쓰도록 조언하였다.

그 후 3년여의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다시 찾아와 마주하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간 다음 날 바로 농지원부를 만들고 농업경영체등록을 하였단다. 필요한 재배기술과 여러 정보는 센터를 통해 얻었다. 그리고 이제 하고 싶었던 가공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했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었다. 그러나 내심 걱정이 앞섰다.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 테니까. 그렇게 부부는 다른 분들과 함께 가공사업 추진을 위한 설계에서부터 시설 인허가 경영관리 등의 교육을 받고 그해 말 사업장 준공식을 가졌다. 장비운영과 제품개발 품질향상에 멈추고 싶었던 많은 고비를 맞았다.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고 또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그렇게 헤아릴 수 없는 우여곡절을 겪고 마침내 국내 친환경 제품만을 취급하는 매장에 고정 납품하는 농업인 가공사업자로 기반을 다지게 되었다.

그동안의 고생과 노력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18년여 세월을! 마을 작목반을 만들어 정보를 교류하고 원료를 전량 수매하는 생산 협업을 맺고 있으며 귀농인들이 찾아오면 함께 동고동락하기도 한다.

부부는 늘 입버릇처럼 말한다. “나도 잘살고 남도 잘살아야 한다”고. 바로 강소농인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농업인 수요를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충북뿐 아니라 전국의 농업인들이 강소농으로 도약하는 그날까지 총력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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