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의 몰락 그러나 `희망'은 있다
잡지의 몰락 그러나 `희망'은 있다
  •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 승인 2020.03.1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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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원이 본 記者동네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지난해 11월 폐간될 위기를 맞았던 월간 `샘터'가 우여곡절 끝에 창간 50주년 기념호인 4월호를 발행했습니다.

1970년 창간한 `샘터'는 전성기엔 발행부수 50만부를 기록해 광고 없이도 발간이 가능했던 잡지입니다.

언론인 꿈 중 하나가 광고 없이 언론을 운영하는 것이라면 그 꿈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던 월간지입니다.

그러나 잡지 시장의 몰락 속에서 발행 부수가 지난해 월 2만부 수준까지 떨어져 무기한 휴간을 선언했습니다.

한때 국민잡지로 불렸던 `샘터'는 수필가 피천득, 법정 스님, 소설가 최인호, 이해인 수녀 등 쟁쟁한 필진이 유명했습니다.

시인 정호승과 소설가 한강은 편집부 소속 기자로 활동해 국내 잡지 중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무기한 휴간을 선언하기 직전 발간된 지난해 10월호 표지는 담장이 주제인 새로운 시도로 잡지는 물론 신문 편집에도 신선한 충격을 줬습니다.



#세계적인 월간지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한국에선 지난 2009년 12월호를 끝으로 발간이 중단됐습니다.

미국 본사 역시 두 차례 부도 위기를 넘길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건강과 생활 에피소드부터 역사와 문화까지 다양하게 넘나드는 잡지로 A5 크기 80장 정도에 갖가지 정보들을 1-4쪽 내외로 요약해 실었습니다.

이 잡지를 보고 나면 현대인이 추구하는 폭넓은 교양을 쌓은 것처럼 뿌듯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한국어판과 함께 영한대역을 동시에 발간하면서 영어 공부까지도 가능해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를 맞아 다른 잡지와 마찬가지로 구독자 수가 급감했고, 한국에선 일찌감치 발간이 중단됐습니다.



#최근 미용실에서 자주 보던 여성 잡지들도 잇따라 폐간하면서 잡지 시장의 몰락을 실감하게 합니다.

지난 2017년 `여성중앙'이 발간을 중단한 것을 비롯해 `세씨'와 `헤렌'등 다른 여성 잡지도 무기한 휴간에 들어갔습니다.

미용실 고객 대부분이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하는 세상에서 잡지들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샘터'가 기업과 독자들의 후원으로 다시 발간되듯이 좋은 콘텐츠만 있다면 재기도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샘터'와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공통점은 밝고 따뜻한 이야기가 많다는 것입니다.

아직까지도 이 세상은 정직, 성실, 봉사 등 긍정적인 소식으로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했던 잡지들입니다.

가끔 화장실에서 물기에 부푼 두 잡지를 우연히 발견한 뒤 짧은 토막글에서 감동을 받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샘터'의 무기한 휴간 소식을 듣고, 독자들이 먼저 회생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면서 콘텐츠가 좋은 매체는 결코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발견합니다.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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