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영혼
잃어버린 영혼
  • 공진희 기자
  • 승인 2020.03.04 2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공진희 부장(진천주재)
공진희 부장(진천주재)

 

`누군가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 본다면 세상은 땀흘리고 지치고 바쁘게 뛰어 다니는 사람들로,그리고 그들을 놓친 영혼들로 가득차 보일 거예요.영혼은 주인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으니까요.영혼들은 그래도 자기가 주인을 잃었다는 걸 알지만,사람들은 보통 영혼을 잃었다는 사실조차 모릅니다'(잃어버린 영혼/올가 토카르 추크)
4차 산업혁명이 우리의 생활방식 전반을 가히 혁명적으로 바꾸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3D프린팅, 자율주행차,나노`바이오 기술 등 지식정보 분야 전반에 걸친 엄청난 속도의 발전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다.
이를 틈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올라 탄 우리는 금융자본이 빛의 속도로 이윤을 사냥하고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상을 주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인 유니콘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등에 업고 포춘 500대 기업이 20년 걸려 창출한 기업가치 1조원을 단 4.4년 만에 만들어냈다.
과학기술은 놀라운 속도로 상상을 현실로 바꿔 놓았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배터리가 필요 없는 핸드폰이 등장했다.
드론 택배는 상용화되었고 사람이 탈 수 있는 드론 택시 역시 시범 운행을 마친 상태다.
일부 전문가들은 10년 이내에 자동차 10대 중 1대가 무인 자동차이며 로봇이 약사와 법률가의 일을 해내고 3D프린팅에 의한 간이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 기업은 노동집약적 제조업으로 이윤을 창출했지만 지금 기업은 빅데이터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며 사람이 담당하던 일을 디지털 기술과 AI로 처리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로봇과 AI에게 점점 일자리를 빼앗기고 있다.
이 상황을 혹자는 인간의 편의를 위해 개발된 기술이 결국 인간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고 표현한다.
이제 우리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돈을 모으기가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열심히 일해 재산을 모으기는 고사하고 당장 생활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토마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에서 지난 3세기 동안 자본소득의 증식이 노동소득을 추월했음을 보여줬다.
한편 제레미 리프킨은 1995년 `노동의 종말'에서 과거에는 신기술이 특정 부문의 노동자들을 대체하면 대체된 노동력을 ?수하는 새로운 부문이 항상 출현했으나 오늘날 경제의 전부문이 기술대체를 경험하고 있고 수많은 사람들을 실업자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정보와 커뮤니케이션 기술, 세계시장의 힘은 세계의 인구를 화해할 수 없고 전쟁까지 불사할 두 개의 집단으로 분해하고 있다.
한쪽은 기술과 생산력을 통제하는 전세계적 정보 엘리트 집단이며, 다른 한 편은 새로운 하이테크 세계경제에서 점점 불필요하며 고용될 전망도 거의 없는 거대한 실업자 집단이다.
그는 이 노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공동체 유지와 재건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발적 조직과 노동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인류의 궁극적인 사고의 전환과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클라우스 슈밥은 `제4차 산업혁명'에서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을 최대한 활용하고 그 기술로 인해 빚어지는 위험을 막을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국제사회 모든 이해관계자가 마땅히 해야 할 일 이라고 덧붙였다.
4차 산업혁명이 우리에게 축복이 될 것이지 아니면 재앙이 될 것인지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한 지금 욕망의 전차를 잠시 멈추고 영혼이 우리를 따라올 수 있게 기다려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