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휘둘리는 인류와 대한민국의 민낯
코로나19에 휘둘리는 인류와 대한민국의 민낯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20.03.04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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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단말쓴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의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코로나19(COVID19)로 명명된 중국발 신종 바이러스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어서 입니다.

빠른 확산으로 숱한 생명들이 죽어나가는데도 아직 이렇다 할 치료제도 없고 백신도 개발되지 않아 내로라는 나라들조차도 바이러스가 소멸되기만을 학수고대하는 형편이니 말입니다.

발이 달린 것도 아닌 이놈이 두 달여 짧은 기간에 5대양 6대주를 넘나들며 지구촌 전체를 공포의 도가니로 만들며 경제 사회 교육 문화 종교 활동은 물론 개인의 일상생활까지 위축시키고 있으니 기가 찹니다.

첨단과학의 발달로 화성까지 넘보고 있는, 의료기술 발달과 삶의 질 향상으로 100세 시대를 열고 있는 21세기 인류들의 허망한 민낯이 아닐 수 없어 몹시 씁쓸합니다.

각설하고 지금 대한민국이 이 코로나19의 늪에 빠져 신음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의료진과 양질의 의료시설을 갖춘 나라라고 으스대던 대한민국이 중국 다음으로 많은 확진자를 낸 코로나 우심국 (3월 4일 현재 확진 5621명, 사망 33명)이 되어 국제사회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을 보면 `코로나 고 홈'하는 족속들이 있을 정도로.

하여 90여 국가가 한국발 입국을 금지했고 진원지인 중국조차 입국하는 한국인을 격리 조치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국가의 이미지와 체면이 구겨질 대로 구겨지고 국민들은 혐오의 대상이 되어 푸대접을 받고 있으니 분하기 그지없습니다.

이 모든 게 정부의 안이한 초동대처가 부른 후과여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31명의 확진자와 10명의 완치자가 나올 무렵 정부는 자만에 빠졌습니다.

이웃이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이라며 중국에 아부를 떨었고,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하지 말고 계획대로 하라고 권고까지 했던 무지하고 무능한 정부였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슈퍼 전파의 진원지가 된 대구 신천지예수교회와 청도 대남병원 발 확진자와 사상자가 속출했고 급기야 전국의 16개 시·도 모두가 감염지역이 되어 코로나공화국이란 오명을 뒤집어썼으니 통제입니다.

병상이 부족해 입원하지 못하고 자가 격리 중에 유명을 달리한 안타까운 죽음도,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몇 시간씩을 줄을 서야하는 민초들의 고초도 다 정부의 부실한 대응 때문이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방진복을 입고 사력을 다해 감염자를 치료하는 의료진들의 헌신과, 밤잠을 설치며 방역과 환자 수송에 나서는 공무원들과 자원봉사들의 노고와, 우환교민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보낸 아산·진천·이천 주민들의 선의를 생각하면 할수록 분통이 터집니다.

그러나 추위 속에서 봄꽃이 싹트듯 환란을 잠재울 희망의 싹이 올라오고 있어 안도합니다.

`우리가 대구다'라며 고통 받고 있는 대구시민을 돕고자 하는 독지가들의 성금과 성품이 줄을 잇고 있고, 의사와 간호사와 자원봉사자들이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대구로 달려가고 있어서입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파리 날리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해 사태가 호전될 때까지 임대료를 인하해주는 건물주와 점포주들이 늘어나고 있고, 천주교와 불교 등 종교계도 다중이 모이는 종교의식과 단체행사를 중지하는 전례 없는 큰 결단을 내렸습니다.

아무튼 지금은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닙니다. 전 국민이 합심하여 실추된 대한민국의 명예를 드높일 반전의 기회로 삼을 때입니다.

바이러스 확산에 휘둘렸지만 치료와 퇴치는 세계에서 으뜸인 나라였다고. 그러려면 우선 급한 불부터 꺼야 합니다.

그런 후에 잘못한 이는 단죄하고, 책임질 사람은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하고, 유공자에게는 그에 합당한 예우를 하면 됩니다.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위기극복에 능한 강인한 DNA를 내재하고 있어서 입니다.

이를 아낌없이 끄집어내 코로나19를 잡고 국제사회에 실추된 대한민국의 위상과 폄하된 한국인의 명예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기필코 반드시.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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