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도 자가격리 중인가요?”
“시장도 자가격리 중인가요?”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0.03.03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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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하성진 부장
하성진 부장

 

`청주시장도 자가격리 중인가요?'

수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청주의 한 맘카페(육아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한범덕 시장을 향한 조소 섞인 말이 나온 데는 청주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때문이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대부분 청주시가 전파하는 긴급 재난 문자가 형편없다는 얘기다.

사실 다른 지역은 확진자의 동선을 시간대별, 장소별(업소 실명 공개)로 모두 공개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방문 자제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청주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운행한 택시의 현금 결제 승객들을 찾는 데 재난 문자를 활용했다.

제대로 된 정보가 공유되지 않자 시 홈페이지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홈페이지를 이용하지 못하는 시민을 위해 내용을 모두 보내달라', `지역마다 운영방식이 다르다고 하는 데 문제가 있으면 운영방식을 바꿔라', `신규확진자 동선 공개해달라'.

이런 글만을 놓고 청주시민 전체의 목소리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오프라인은 어떨까. 동네 목욕탕을 자주 찾는다. 시설이 좋은 대형 사우나가 아니기에 이용자 대부분이 50대 중년층에서 70대 노인층이다. 여·야당을 맹비난하며 자신들의 정치 철학을 유감없이 쏟아내는 3평(9.9㎡) 남짓한 습식사우나의 `이야기방'은 코로나19 얘기로 바뀌었다.

청주시, 일부는 시장을 직접 거론하며 날 선 비판을 토해낸다.

들어보면 객관성을 담보해야 할 기자도 고개를 끄덕인다.

코로나19 사태로 투영된 청주시의 재난 대응은 낙제점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제적 대응은 전혀 없고 `쫓아가기'에 바쁘다 보니 늑장 행정, 뒷북 행정이라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코로나19 확진자의 택시 승객들을 확인할 때를 보자. 청주시는 기본적인 매뉴얼인 경찰 공조를 하지 않았다.

뒤늦게 충북경찰청에 협조를 요청한 덕에 불과 하루도 되지 않아 모든 승객을 찾아냈다.

초기 대응 실패에 따른 전형적인 늑장 행정이다. 한 시장도 대응이 미숙했던 잘못을 받아들였다. 그는 언론브리핑을 통해 시민에게 머리를 숙였다.

청주시는 이후에도 재난 문자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철저히 무시하고 `소신 있게(?)' 기존 방식을 고집했다. 여론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현실을 시민들은 `시장도 자가격리하고 있냐'는 비아냥으로 에둘러 표현했다.

청주시는 자칫 청사 폐쇄라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할 수 있는 방역에도 손을 놓았다.

대부분 행정기관이 출입구를 일원화하고 모든 출입자 손 소독 및 발열 체크 등을 통해 출입을 강화했지만, 청주시는 복지부동이었다.

`확진자가 다녀갔어도 모를 청주시'라는 보도가 나오자 그제야 방역에 나섰다. 사상 초유의 보건 위기 상황을 인식하지 못한 뒷북 행정을 여실히 보여주는 처사다.

코로나19 유입과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활발한 움직임도 없다.

단체장과 간부들이 머리를 맞대고 시스템을 개발하는 다른 지자체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참모들이 적극적인 행보 없이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코로나19가 종식되기를 바란다면 청주시의 무능 행정으로 이어진다. 이는 결국 한범덕 시장의 위기 대응능력과 비례한다. 이제라도 청주시가 발 빠른 행정을 펼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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