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힘 모을 때다
다시 힘 모을 때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03.02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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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긴장하고 있는 사이 때아닌 국민청원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국민청원은 3가지로 `문재인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대통령 응원 및 탄핵반대', 그리고 `신천지예수교회 강제 해체' 등이다.

지난달 4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한다'고 올린 청원인은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해 국민의 생명을 위협했다”며 “자국민을 생각했다면 중국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입국 금지를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 응원 및 탄핵반대' 국민청원 글이 지난달 26일 뒤이어 올라왔다. 청원인은 `문재인 대통령님을 응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로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힘든 시기에 있어 대통령을 비롯한 대한민국 정부 각 부처의 모든 분들이 밤낮없이 바이러스 퇴치에 힘쓰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는 정부에 대한 신뢰로 함께 극복해나갈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게시해 청원을 진행 중이다.

신천지예수교회를 강제로 해체해야 한다는 이른바 `신천지 국민청원'도 지난달 20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청원인은 “신천지는 설립 이래 지속적으로 일반 기독교, 개신교 등 타 종교신도들을 비하하고 심지어는 폭력까지 저질렀으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기본적으로 가지는 `종교의 자유'를 포교활동이라는 명목하에 침해했다”며 해체를 주장했다.

이 3가지 국민청원은 2일 현재 모두 100만 명이 넘어섰다는 소식이다. 국민청원에 30일 이내 10만 명 이상의 동의가 모일 경우에는 장관과 수석비서관을 포함한 정부 관계자의 공식 답변을 30일 이내에 들을 수 있는 제도이니 정부의 견해도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청원의 양상을 보면 광화문을 옮겨 놓은 듯하다. 한쪽에서 반대하면 한쪽에선 찬성하는 분위기로 몰아가는 것이 말이다. 국민의 다양한 의견 개진을 위해 도입한 국민청원 제도가 정치적 성향으로 흐르면서 폐지론도 대두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난 1월 20일 국내에 코로나19 환자가 첫 발생한 후 심각 단계로 위기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민이 모두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더구나 40여 일 넘게 장기화되면서 모두가 불안한 일상을 지속하고 있다. 불안이 불만을 키우고 있지만, 지금은 분열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냉정하고 침착하게 대처해야 한다. 분란을 키우고 불만을 터트리기보다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빠른 시일 내에 종식되길 기다려야 할 때다.

이 같은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현장을 지키는 이들은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정부관계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밤잠 못 자고 위기를 극복하려고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서로 힘이 되고 힘을 주는 말 한마디가 필요하다. 청원하고, 따져야 할 것이 있다면 잠시 뒤로 미뤄놓아도 늦지 않다. 힘들수록 서로를 격려하고 배려하며 용기를 북돋워줘야 한다.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기는커녕 힘을 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국민 스스로 이번 사태가 더 길어지지 않도록 정부의 대응 지침을 따르고 한마음으로 협조해야 한다. 종교도 정치도 뛰어넘는 단결된 힘을 보여줄 때다. 국가 금융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했던 경험을 되살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우리 모두 다시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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