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환(憂患)
우환(憂患)
  • 신금철 수필가
  • 승인 2020.03.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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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신금철 수필가
신금철 수필가

 

온 나라가 벌집을 건드려놓은 듯 어수선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우한에서 발병이 된 코로나19 때문에 우환憂患 중이다. 우한 코로나가 발병한 지 수개월이 지났는데도 수그러들기는커녕 더 번지고 있어 문밖을 나서기가 겁이 나 며칠째 두문불출하고 있다. 책을 붙들고 있으나 잘 읽히지 않고 마음도 우울하다.

어쩌다 피치 못할 일로 외출할 땐 마스크를 쓰고 장갑까지 끼고도 사방천지에 병균이 더덕더덕 붙은 것 같아 옆 사람도 신경이 쓰인다. 시내버스 승하차 시에 버튼을 누르는 것도,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는 것도 걱정스럽다. 하루에 수십 번씩 손을 씻어도 꺼림직하여 수돗물 앞에 자주 선다.

처음 중국에 코로나가 발생하여 확진자가 수백 명씩 늘어나고 사망자가 많이 나올 때만 해도 다른 나라 이야기라 강 건너 불 보듯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걷잡을 수 없는 환자가 늘어가니 덜컥 겁이 난다. 요 며칠 사이 대구에 종교단체의 사람들로 인하여 하루에도 환자가 수백 명씩 늘어나고, 드디어 내가 사는 가까운 곳에서도 환자가 발생하여 교회 미사도, 모든 행사도 중단되고 보니 머릿속에서 코로나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도 점점 늘어간다. 대부분 오랜 지병을 앓았던 사람들이란다. 아마도 오랜 지병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코로나에 쉽게 전염이 되고 병세가 악화된 때문인 것 같다.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더 생명 연장이 가능했고 앓던 지병의 완치도 가능한 사람도 있었을 게다.

코로나로 인해 죽은 사람들 중에는 무연고자로 장례식도 없이 비닐에 싸여 화장장으로 보내진다니 마음이 무겁다. 가족이 코로나에 감염되어 애를 태우면서도 면회조차 할 수 없는 안타까운 이들도 있으리라.

카톡엔 지인들로부터 코로나에 대한 정보가 바삐 날아온다. 이 와중에도 코로나를 빙자하여 사기를 쳐 돈을 벌려는 사람도 있고, 마스크나 손 소독제로 한밑천 건지려는 사람도 있다니 이야말로 우환憂患 중에 우환憂患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이 밉기도 하지만 그 사람의 인생이 한심하다는 생각도 든다.

병원에서 잠을 설치며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사와 병원 관계자들, 코로나의 확산을 막으려 사력을 다하는 분들에게 아낌없는 칭찬의 박수와 위로를 보내드린다. 또한, 코로나를 앓고 있는 분들에게는 힘을 내어 이겨내시라는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앞으로 얼마나 더 애태워야 코로나를 잠재울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아직은 신약이 개발되지 않아 뾰족한 방법이 없다니 안타까울 뿐이다.

이렇게 힘이 들 때 모든 이념과 자기 생각을 자제하고 온 국민이 힘을 합치기를 간절히 바란다.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도록 질병관리본부에서 지시하는 바를 잘 따르고 위생을 철저히 해서 하루빨리 온 국민이 앓고 있는 우환憂患에서 벗어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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