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코로나 확진자 무방비 노출
청주 코로나 확진자 무방비 노출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0.02.27 2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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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 등 증상 불구 검사 후 하루간 자가격리 안해
시 보건당국 “中 방문이력·접촉 없어 … 대상 아냐”
전문가 “유사사례 가능성 … 적극·선제 대응 필요”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청주 3번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인 콜센터 여직원이 검사 후 꼬박 하루 동안 무방비로 노출됐던 사실이 확인, 논란이 되고 있다.

검체 채취 일주일 전부터 기침과 인후통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중국 방문이나 확진자 접촉이 있는 의사환자 및 조사대상 유증상자에 해당하지 않아 보건당국이 자가격리 조처를 하지 않은 까닭이다.

27일 청주시 등에 따르면 현대홈쇼핑 콜센터 여직원 A씨(24)는 지난 17일부터 기침과 인후통 등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나타났다. 일상생활을 이어가던 A씨는 24일 오전 2시 20분쯤 청주의 한 술집에서 남성 2명과 술을 마셨다.

다른 테이블에 있던 주취자가 `경북 경산을 다녀왔다'며 난동을 피자 A씨는 불안한 마음에 이날 오후 4시 26분쯤 청주 하나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진료소에서 검체 채취를 했고, 이튿날 그는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감염원으로 추정된 주취자는 검사결과 음성으로 나왔다.

논란이 되는 대목은 코로나19 검사 후 자가격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주일 전부터 기침과 인후통 등 증상이 있었지만, 의사환자 및 조사대상 유증상자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청주시 보건당국 관계자는 “기침 등의 증상은 약을 먹고 호전됐고 선별진료소를 찾았을 때 발열이 없었다”면서 “중국 방문 이력이나 확진자 접촉도 없는 등 모든 정황상 자가격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자가격리 조처가 내려지지 않은 A씨는 코로나19 검사 후 꼬박 하루를 자유롭게 이동하며 지냈다.

역학조사 결과 A씨는 24일 검사 직후 약국을 들렀다가 택시를 타고 오후 5시 25분 귀가했다.

이튿날 오후 3시 19분 택시를 이용해 하나병원 원무과를 방문했고, 3시 43분 GS편의점(분평월드점), 3시 50분 맛있는호떡을 거쳐 오후 4시 귀가했다.

보건당국은 A씨의 진술 등을 통해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열흘간 이동 경로를 추가로 확보, 접촉자 96명을 찾아내 자가격리 조처했다. 이 가운데 검사 직후부터 확진 판정까지 접촉자는 10여명으로 추정된다.

A씨의 이동 경로가 광범위한 데다 추가 동선이 계속 나오는 점을 고려할 때 검사 후 하루 동안 접촉자도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A씨에 대한 자가격리 조처가 취해졌더라면 밀접접촉자 수는 훨씬 줄어들었고, 역학조사 기간도 짧아졌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A씨와 유사한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 주목, 청주시 보건당국의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정부가 감염병 위기 경보를 `심각'단계로 격상한 데는 전국적 확산 가능성을 인정, 지역사회 피해 최소화에 방점을 둔 조처라는 점도 이런 의견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한 방역 전문가는 “현재 청주시의 코로나19 대응은 `쫓아가기식'에 불과하다”면서 “보다 강력하고 적극적인 조처만이 지역사회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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