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방역
심리방역
  •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 승인 2020.02.2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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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약간 아프고 미열도 있는 것 같다. 안 아프던 몸이 괜히 아픈 것 같다. 스치는 사람의 가벼운 기침 소리가 천둥처럼 들린다. 손을 씻어도 손잡이마다 바이러스가 묻은 거 같다. 내가 감염되면 나랑 접촉한 사람 모두 밀접접촉자가 되는 건가….
지금 당신은 위의 증상들을 보이고 있지는 않은지?
공포증(phobia)은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국한돼 발생하는 공포를 특징으로 하며 건강염려증(Hypochondriasis)은 질병이나 장애정보에 집착해 모든 증상을 자신에게 대입시켜 다가올 질병이나 장애를 걱정하며 정신적 에너지를 소진한다. 우리는 지금 불안과 공포 그리고 건강염려증으로 인해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 있다.
지금 상황에서 불안과 공포를 없앨 가장 중요한 조치는 완벽한 방역이겠지만 공포와 불안 앞에 먼저 심리적으로 무너진다면 바이러스를 절대 이길 수 없다. 우리에게 지금 심리방역이 필요한 이유이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스스로를 치유하는 힘이 있다. 지금 심각한 우리 상황에서 어떻게 심리방역을 할 수 있을까.
먼저 믿을 만한 정보에 집중해야 한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사람들은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여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는 정식적 스트레스를 가중하고 올바른 판단을 방해할 수 있으며 정확한 정보를 선별해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인터넷 접속은 밥 먹는 것처럼 하루 세 번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문자나 카톡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큰일이 생기는 사람은 극소수다.
코로나19에 대한 일반적인 수준의 불안감과 약간의 스트레스는 누구나 경험하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감정반응이다. 자신이 느끼는 불안이나 공포 자체에 너무 심각해질 필요는 없다. 다만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면 이를 주위 사람들에게 털어놓는 것이 좋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어 안심하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고 압도당하면 피로감, 두통, 가슴 통증, 어지러움, 소화불량, 호흡곤란 등의 다양한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평소의 생활패턴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내 삶을 내가 조절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난다. 충분한 숙면과 건강한 식사는 생활패턴 회복의 첫걸음이다.
마지막으로 격리는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로 반드시 지켜져야 하지만 당사자와 가족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이다. 자발적이고 성실한 격리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과 지역공동체는 감사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하면 좋겠다. 이러한 성숙한 인격과 시민의식은 긴 격리 기간에 있는 사람들에게 큰 힘과 위안이 될 것이다. 그러면서 코리아는 코로나19를 극복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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