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존염화1
세존염화1
  • 무각 스님 괴산 청운사 주지
  • 승인 2020.02.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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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무각 스님 괴산 청운사 주지
무각 스님 괴산 청운사 주지

 

두류산이 해상인은 나의 지기라네.
그대에게 지팡이 하나를 주노니
이 다음에 나를 부축해다오.


반갑습니다. 무문관 공안으로 보는 자유로운 선의 세계로 여러분과 함께 하는 괴산 청천면 지경리 청운사 여여선원 무각입니다. 제가 상주하고 있는 산골 초암에는 겨울의 혹한 속에서도 매화나무는 꽃봉우를 영글어 가고 있네요.

이 시간에 살펴볼 공안은 제법실상형 공안인 무문관 제6칙 세존염화(世尊拈花)입니다.

世尊(세존)께서 昔在靈山會上(석재영산회상)에서 拈花示衆(염화시중)하시니 是時(시시)에 衆皆默然(중개묵연)인데 唯迦葉尊者(유가섭존자)만 破顔微笑(파안미소)하다. 世尊云(세존운)하되 吾有正法眼藏(오유정법안장)하니 涅盤妙心(열반묘심)이라. 實相無相(실상무상)이요. 微妙法門(미묘법문)이며 不立文字(불입문자)하여 敎外別傳(교외별전)이니 付囑摩訶迦葉(부촉마하가섭)하노라.

세존께서 옛날 영산회상에 계실 때에 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이셨습니다. 그때 대중들은 모두 말이 없었으나 오직 가섭 존자만이 빙그레 미소 지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게 정법안장(正法眼藏), 열반묘심(涅槃妙心), 실상무상(實相無相)인 미묘한 법문이 있으니 문자에 의지하지 않고 교설 이외에 따로 전하여 마하가섭에게 부촉하노라.”

無門曰(무문왈) 黃面(황면)의 瞿曇(구담)은 傍如無人(방여무인)하여 壓良爲賤)압양위천)하고 懸羊頭(현양두)하여 賣狗(매구육)이로다. 將謂多少奇特(장위다소기특)이나 只如當時大衆都笑(지여당시대중도소)였더라면 正法眼藏(정법안장)을 作麽生傳(작마생전)고 設使迦葉不笑(설사가섭불소)인들 正法眼藏(정법안장)을 又作麽生傳(우작마생전)고 若道正法眼藏(약도정법안장)을 有傳授(유전수)를 黃面子(황면노자)라하면

閭閻(광호려염)은 若道無傳授(약도무전수)라하면 爲甚獨許迦葉(위심마독허가섭)고.

무문 선사는 평하기를 황면(黃面)의 구담(瞿曇)인 노란얼굴의 부처는 자신 밖에 아무도 없는 듯 양민(良民)을 강압하여 종으로 삼고 양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파는 격이로구나! 이것을 다소 기특하다 할지 모르나 만약 당시에 대중이 모두 웃었다면 어떻게 정법안장을 전수했겠는가? 만약 가섭이 웃지 않았다면 또한 어떻게 정법안장을 전수했겠는가? 정법안장에 전수할 것이 있었다면 황면의 노자(세존께서)가 사람들을 속인 것이요. 만약 전수할 것이 없었다면 무엇 때문에 오직 가섭에게만 허락하였겠냐는 말입니다.

어느덧 경자년 새해도 한 달이 되었네요. 이제 3월이 되면 봄꽃들도 기지개를 피듯이 활짝들 피어나겠지요.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살펴보고 다음 시간에는 무문관 제6칙 세존염화(世尊拈花)2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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