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0시 19분 긴급안전문자 `어처구니없는 청주시'
실수로 0시 19분 긴급안전문자 `어처구니없는 청주시'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0.02.26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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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접촉자 계속 증가 추세 심각한 상황 불구
경미한 주택화재 안전 유의 문자 새벽시간대 전파
코로나19 재난문자는 극히 제한적 … 시민들 원성

청주시가 재난 문자 발송 시스템에 허점을 보이고 있다.

청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심각한 상황에서 당직자가 새벽 시간대 실수로 경미한 주택화재 발생을 알리는 재난 문자를 전파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빚어졌다.

26일 청주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8분쯤 서원구 사직동 한 다가구주택의 홍모씨(50·여) 집에서 불이 났다.

불은 17분 만에 꺼졌으며 집 내부에 있던 소형 냉장고 등 70여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냈다.

이웃 주민이 불이 난 것을 발견, 119에 신고했다.

화재 발생 11분이 지난 0시 19분 청주시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문자메시지는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 단독주택 화재 발생 안전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었다.

통상적으로 시청 당직자가 관계기관이 공유하는 재난 상황 시스템을 통해 소방차 출동 등을 위급상황으로 판단한 뒤 주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볼 때는 안전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이날 안전문자 발송에 대해 청주시는 시청 당직자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당직자가 내부 시스템을 통해 화재 발생을 공유하려고 했는데, 실수로 화재 발생 재난 안전문자를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행간을 보면 이날 화재가 주민에게 알릴 만한 대형 내지 위급상황은 아니었다고 청주시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안전 문자는 긴급한 상황에 쓰여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청주시의 긴급재난 문자 운영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대목이다.

청주시는 정작 시민 불안을 해소하고 접촉자의 자진 신고를 위해 발송하는 코로나19 재난 문자는 극히 제한적 정보만 담고 있어 불만을 사고 있다.

대부분 시민은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통해 청주시가 전파하는 긴급 재난문자가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형편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음성과 충남 천안만 놓고 봐도 확진자의 동선을 시간대별, 장소별(업소 실명 공개)로 모두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청주시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확진자가 운행한 개인택시 이용 승객 가운데 미확인자의 자진 신고를 당부하는 문자만 발송했다.

청주시청 홈페이지 시민참여 자유게시판에는 “동선 정보 등이 다른 시보다 전파가 늦다. 충주시는 즉각적인 안내문자를 보내는 데 청주시도 신경 써달라”, “확실한 이동 경로를 공유 안 하면 직접 및 간접접촉자 스스로 자가격리가 되겠느냐. 제발 정보 공유 좀 해달라. 안전안내문자 좀 부탁한다. 다른 시군보다 청주시는 문자가 안 온다”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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