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빠른 접촉자 확인·관리가 코로나 사태 조기 종식 열쇠
발 빠른 접촉자 확인·관리가 코로나 사태 조기 종식 열쇠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02.2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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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쫓아가기식' 접촉자 확인 현시점서 한계” 지적
청주 30대 부부 확진자 택시 탑승 승객 신원 파악 주력
보건당국 확산 도화선 우려… CCTV분석 등 신고 독려

코로나19 사태 조기 종식을 위해선 방역당국이 신속히 확진자 접촉자를 확인, 물샐 틈 없는 관리를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빠른 확산 속도로 미뤄볼 때 접촉자 한 명을 놓칠 경우 집단감염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일어난 대규모 집단감염이 한 예다. 해당 교회에 다니는 교인이 국내 31번째 확진자로 확인된 뒤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31번 확진자는 잠복기까지 더하면 모두 4차례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증상은 지난 7일부터 나타났지만, 9일과 16일 두 차례 더 예배에 참석했다.

방역당국은 31번 확진자에게서 증상이 나타난 뒤 예배에 함께 참석한 인원은 1001명으로 파악했다. 신천지 교인뿐만 아니라 병원 관계자까지 합하면 접촉자는 1160명에 달한다.

25일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는 모두 893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는 500명(56%), 경북은 198명(25.9%)이다. 이 중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된 확진자 수는 절반을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진 배경에는 신천지 교회의 폐쇄적인 특성이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방역당국이 확진자 접촉자 확인을 위해 요청한 교인 명단조차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초기 부실한 접촉자 특정은 결국 전국적인 확산으로 발전했다.

일부 방역 전문가는 “확산 초기 확진자 접촉자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태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며 “`쫓아가기 식'접촉자 확인·관리는 현시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충북도 마찬가지다.

지난 20일 도내에서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증평 모 부대 소속 장교는 고향 대구에서 신천지 교인 여자친구를 만났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첫 확진자는 이동 동선이 적었던 데다 만난 사람 대부분이 부대원이어서 접촉자 확인·관리가 용이했다.

문제는 곧이어 확진 판정을 받은 청주 30대 부부다. 이들 부부 중 남편은 개인 택시기사로 지난 19일 오전 8시17분부터 오전 9시51분까지, 20일 오전 9시부터 21일 오전 0시57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운행했다.

확진 판정 이후 방역당국은 결제 내역(카드 39건·현금 10건)을 파악해 승객 신원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7시분 기준 현금 결제 1건은 아직도 승객 신원 파악이 안되고 있다.

신원 미확인 승객은 각각 2월 20일 오후 10시13분 복대동 촌골 앞에서 택시를 탄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사회 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불을 붙일 수 있는 도화선이 남아 있는 셈이다.

방역당국이 승·하차 지점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로선 자진 신고 외엔 접촉자 특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접촉자 중에서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타 시·도 사례가 있어 현금 결제 승객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3일 감염병 위기경보를 최고수준인 `심각'단계로 격상했다. 사실상 전국적 확산 가능성을 인정한 것으로 지역사회 피해 최소화에 방점을 둔 조치다.

/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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