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안일행정, 행정력만 낭비
청주시 안일행정, 행정력만 낭비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0.02.25 2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하성진 부장
하성진 부장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휩싸였다.

우리나라는 중국에 이어 확진자는 물론 사망자가 세계에서 2번째로 많다. 국내 확진 환자는 25일 오후 4시 기준으로 977명이 됐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4시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오전 9시 대비 84명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24일 오후 4시 기준 확진 환자가 833명이었으므로 하루 만에 확진자는 144명 늘어난 셈이다.

사망자는 1명 늘어나 10명이다.

청정지역이었던 충북도 이젠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난 20일 증평의 현역 군인에 이어 22일 청주에 사는 30대 부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더는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길 바랐지만, 소망은 물거품이 됐다. 25일 청주와 충주, 음성에서 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로써 충북은 확진자가 6명으로 늘었다.

충북에서 인구가 많은 청주와 충주, 음성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22일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치료 중인 30대 남성이 택시기사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청주는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청주시는 확진자가 운행한 개인택시의 운행기록을 추적해 19일 오전 8시 17분부터 오전 9시 51분까지, 20일 오전 9시부터 21일 오전 0시 57분까지 영업한 점을 확인했다.

지난 18일 발열(37.5도 이상) 증상을 보인 확진자는 마스크를 쓴 채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택시의 총 결제 50건 가운데 48건이 확인됐다.

시는 카드 결제 39건과 현금 결제 9건을 역학 조사해 동승자 등 정확한 승객수를 집계하고 있다. 현재 자가 격리된 60여명에게 발열 등 의심 증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 부부의 추가 동선을 확인, 접촉자 144명을 찾아내 자가격리하도록 했다.

시는 탑승 정보를 시청과 4개 보건소 홈페이지에 게재한 뒤 시민 안내 문자를 발송해왔다.

확진자 택시에 탑승한 승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청주시의 허점이 있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5일 진행된 청주시재난안전대책본부의 브리핑에서는 청주시의 대응을 문제 삼는 질문이 쏟아졌다.

취재기자들은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 개인택시의 블랙박스를 확보하지 못한 까닭 등 시의 대응에 물음표를 던졌다.

가장 질문이 빗발쳤던 것은 경찰과의 공조 부분이었다.

시는 경찰과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사실 이때까지 공조를 요청하지 않았다.

시는 나흘간 지속해서 미확인자의 자진신고를 유도하는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언론에서도 승·하차 지점과 시간대를 보도했지만 25일 오전까지 현금결제 7건의 승객은 나오지 않았다.

시는 이날 오전에서야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다. 반나절 만에 6건의 승객이 확인됐다.

경찰이 승·하차한 지역의 각종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하고 탐문 조사에 나서는 등 수사기법을 활용한 결과다.

결국 청주시가 초기 경찰에 공조요청을 했더라면 비교적 쉽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대목이다.

안일했던 탓에 나흘간 행정력만 낭비한 셈이다. 청주시의 초기 대응이 아쉬운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