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빚이 사상 처음으로 1600조원을 돌파했다.
서울 집값 고공행진 등 사그라지지 않은 부동산 시장 열기에 여전히 빚 내 집을 산 가계가 많았기 때문이다.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역대 가장 큰 폭 불어났다. 다만 금융기관 전체적으로 가계빚 증가세는 크게 둔화했다. 증가율은 2003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증가액도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적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9년 4분기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신용 잔액은 1600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3조4000억원(4.1%)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에 카드사와 백화점 등의 판매신용 잔액을 더한 것으로 가계가 진 빚의 총량을 나타낸다.
지난해 4분기 중으로는 가계빚이 27조6000억원 늘어 전분기(15조8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2017년 4분기(31조5000억원) 이후 2년 만에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가계빚은 매년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해왔다. 지난 2013년 처음으로 1000조원에 올라선 뒤 2014년 1085조3000억원, 2015년 1203조1000억원, 2016년 1342조5000억원, 2017년 1450조8000억원, 지난해 1536조7000억원으로 지속 불었다. 지난 6년간 매년 100조원 안팎씩 증가한 셈이다.
은행 가계대출은 큰 폭 불어났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연중 54조6000억원 늘어나 지난 2002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증가 규모를 나타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39조7000억원에 달하는 등 가계빚 폭증기이던 2016년(40조원) 수준만큼 불어난 영향이 컸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