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 장보하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 승인 2020.02.24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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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보하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장보하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텀블러를 애용한 지 어느덧 일 년이 넘어간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겠다고 오랫동안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다가 이를 직접 실천하게 된 데에는 두 가지 계기가 있었다.

하나는 지난해 초 우연히 보게 된 영상 때문이었다. 바다거북이가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힌 채로. 끔찍했다. 몇 년 전 내가 버렸을지도 모르는 저 빨대가 분해되지 않고 지구 반대편까지 흘러가 한 생명체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사실은 곱씹을수록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그 무렵 커피를 무척 좋아해 거의 출근 도장을 찍다시피 매일 카페를 방문했던 직원 한 명이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다. 이제 막 여섯 살이 된 아이의 엄마였던 그 직원은 말했다. “우리 아이에게 이런 세상을 물려줄 순 없다”라고.

우리나라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 세계 1위(2016년 통계청 자료 기준). 우리는 `이런 세상'에 살고 있다. 1인당 연간 비닐봉지 사용량은 420장으로, 4장인 핀란드의 100배 수준이다(2015년 환경부 자료 기준). 근 몇 년간 한국은 이렇듯 세계 최고 수준인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을 감소시키기 위해 정부, 기업, 공동체, 개인 등 다양한 차원에서 그 노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지난 2018년 시행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및 그 시행령에 따라 커피전문점은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을 제한한다.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컵 뚜껑을 도입했고, 텀블러 이용자에 대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편의점은 일회용 컵을 친환경 소재로 단일화했으며, 종이 쇼핑백을 도입했다. 유통 단계에서는 운송 포장재 과대 포장 및 이중 포장 방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대형마트 내 비닐봉지 사용이 전면 금지됐고, 중·소형 슈퍼, 제과점 내 비닐봉지의 무상 제공이 금지됐다.

청주시 흥덕구는 `2020 생활쓰레기 줄이기 추진 계획'의 일환으로 `종량제 봉지 부서 실명제'를 시행 중이다. 종량제 봉지에 각 부서의 실명이 기재된 스티커를 부착해 배출한다. 부서 내에 딱 한 장의 종량제 봉지만을 배치하는 초강수를 둔 부서도 있다고 한다. 직원들은 그에 맞게 어떻게든 쓰레기 배출을 자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어떤 부서에서도 종이컵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직원들 모두 개인용 텀블러나 컵을 들고 다니며, 일회용품 없는 회의가 진행된다.

지난 한 해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를 꼽으라면 나만의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를 꾸준히 시행에 옮겨왔다는 점이다. 텀블러·장바구니 애용하기, 이면지 활용하기, 우산 비닐 덮개 사용하지 않기, 리필 가능한 물품 사용하기, 가능한 한 생필품 오래 사용하기, 컵라면과 배달음식 먹지 않기, 재활용품 올바르게 배출하기.

귀찮고 불편할 것 같지만 막상 해보면 그렇지 않다. 할 만하다. 일 년 동안 경험해 봤기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작고 사소한 것일지라도 실천하려는 노력이 계속되면 습관이 되고, 많은 사람이 함께하면 문화가 된다고 했다. 오늘부터 당장 나만의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캠페인에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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