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환자 코로나 의심 소견...음성 경찰·소방서 `셧다운' 소동
교통사고 환자 코로나 의심 소견...음성 경찰·소방서 `셧다운' 소동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02.20 2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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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통증 호소 70대 남성


CT 검사서 폐렴증상 발견


병원측 재검사 … 음성 판정


10시간 가량 감금(?) 풀려
`코로나19 의심 환자' 문제로 음성경찰서 맹동파출소와 소방서 맹동지역대에서 업무 셧다운(일시 정지) 사태가 벌어졌다. 담당 지역에서 발생한 원동기 교통사고 환자가 병원 이송 후 검사 과정 중 코로나19 의심 소견을 받아서다.

사고 처리·환자 이송을 위해 현장에 직원을 출동시켰던 경찰과 소방당국은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외부 활동이나 민원인 접촉을 일시 중단해야만 했다.

지난 19일 낮 12시 25분쯤 음성군 맹동면 본성리 본성교 주변 도로에서 A씨(79)가 몰던 원동기가 넘어졌다. 사고는 A씨가 원동기를 몰고 과속방지턱을 통과하다 넘어지면서 발생했다.

신고를 받은 맹동파출소와 맹동지역대는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해 사고를 수습했다. 맹동파출소 직원 2명은 초동조치와 함께 기초 조사를 벌였다. 출동 경찰관은 이 과정에서 A씨와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서 맹동지역대는 원동기 사고 부상자는 `중증외상'으로 분류하는 매뉴얼에 따라 A씨를 충북대학교병원까지 이송했다.

문제는 병원 검사 과정에서 시작됐다.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A씨를 상대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벌인 결과, `폐렴'증상이 발견됐다.

병원 측은 경찰과 소방에 코로나19 의심 사실을 알렸다. 통보 후 맹동파출소와 맹동지역대엔 비상이 걸렸다.

맹동파출소는 즉각 치안 업무 중단에 들어갔다. 또 현장 출동 경찰관을 포함한 직원 4명이 파출소 내 대기 상태를 유지해야 했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맹동파출소에 들어오는 신고나 민원은 인근 지구대·파출소로 이관됐다.

소방서 맹동지역대도 마찬가지로 업무를 중단한 뒤 A씨를 이송한 구급차를 소독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병원으로부터 통보를 받은 뒤 곧바로 지역대를 폐쇄했다”며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지역대 업무가 마비됐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오후 11시 40분쯤 A씨를 대상으로 이뤄진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가 경찰과 소방에 다시 한 번 통보됐다. 검사 결과는 `음성'. 10시간가량 이어진 업무 셧다운이 풀린 순간이다.

하지만 이날 소동(?)은 알음알음 퍼져 `루머'로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다음날인 20일 지역 한 인터넷 커뮤니티엔 `맹동에 확진자 접촉…'이란 제목을 단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맹동파출소에 서장님인가가 확진자와 접촉하셔서 폐쇄했다는데 사실이냐”고 물은 뒤 “새벽에 맹동 쪽에 다녀오신 분이 말해줘 긴가민가해서 글을 쓴다”고 적었다.

댓글창에서도 동조 분위기가 형성됐다. 한 회원은 `나도 비슷한 말을 들었다'고 댓글을 달았다.

이와 관련해 맹동파출소 관계자는 “경찰관이 `확진자'와 접촉해 파출소가 폐쇄됐다는 설은 사실무근”이라며 “관내 교통사고 환자가 병원 이송 후 코로나19 의심 소견을 받았고, 이에 따라 음성 판정을 받기 전까지 신고 출동이나 타인과 접촉을 안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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