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민과 진천군민의 따뜻한 인간애와 희망 나눔
아산시민과 진천군민의 따뜻한 인간애와 희망 나눔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20.02.19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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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단말쓴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떠나는 이들이나 보내는 이들 모두 우한 발 환란의 피해자였다.

아시다시피 떠나는 이들은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14일간 유배나 다름없는 격리생활을 했던 중국 후베이성 우환시에서 공수해온 교민과 여행객들이었다.

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에 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졸지에 기피인물이 되어 귀가는커녕 가족도 만날 수 없는 신세가 된 재수 옴 붙은 사람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국가의 도움으로 사지에서 벗어난 거기다가 국가시설에서 지내며 건강체크까지 받고 귀가하는 억세게 재수 좋은 사람들이기도 하다.

보내는 이들은 공포의 대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일 개연성이 매우 높은 위험천만한 사람들을 상의도 없이 자신들 지역으로 보내려 하는 정부의 처사를 성토하며 거세게 항거했던 아산시민들과 진천군민들이었다.

그랬던 그들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정부의 조치를 수용하고 입소자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찬사를 받았지만 생활에 불편함과 심리적 위축을 감내해야 했으니 환란의 애꿎은 피해자였다.

그 피해자들이 환란극복에 한 줄기 빛이 되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양 시설에 격리 수용되었던 700여명이 머물렀던 자리에는 본의 아니게 지역주민과 지역사회에 누를 끼친데 대한 송구스러움과 체류기간 동안 보내준 따듯한 격려와 성원에 대한 감사가 짖게 배어 있어 국민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그런 그들이 퇴소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던 날 수많은 아산시민과 진천군민들이 포도 위에 도열해서 `건강하게 돌아가심을 축하해요'라는 피켓을 들고 애국가를 부르며 마치 개선장군 배웅하듯 열렬히 손을 흔들며 환송하고 있었으니 감동이 아닐 수 없다.

그렇듯 지난 15~16일 이틀 동안 진행되었던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의 퇴소 광경은 분명 한편의 감동드라마였다.

환란 속에 핀 인정의 꽃이었고 숭고한 인간애의 표징이기도 했다.

아산시민들과 진천군민들의 이런 성숙한 모습에서 박물관에 박제된 줄로만 알았던 충청인들의 위대한 상생과 베풂의 실천적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기뻤다.

여기에는 양승조 충남지사와 오세현 아산시장 그리고 이시종 충북지사와 송기섭 진천군수의 배려와 지원이 적잖게 있었으리라.

코로나19로 명명된 신종 바이러스.

사스나 메르스 보다 치사율은 낮지만 전염성이 매우 강해 인류의 재앙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은 초기 대응을 잘못하여 우리나라 면적과 인구를 상회하는 후베이성 전체가 봉쇄되는 대혼란을 겪고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데도 병실이 부족해 치료도 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의료진과 의료시설이 양호하고 국가비상관리 시스템도 비교적 잘 작동되고 있다.

중국 인접 국가이며 국민들의 왕래빈도가 매우 높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12명이 완치판정을 받고 일상으로 돌아가 종식의 기대를 갖게 한다.

문제는 지역사회감염의 진행 여부다. 해외여행 경력도 없고 확진자와 접촉도 없었다는 31번 확진자의 경우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폐해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막아야 한다. 개인은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의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고, 정부와 지자체는 관련당국 간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강화해 시너지를 내고, 제약회사와 연구진은 치료용 백신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감염자 치료와 방역 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는 분들께 감사와 경의를 표하며, 따뜻한 인간애와 희망 나눔의 본보기가 되어준 아산시민과 진천군민께 박수를 보낸다.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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