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와 기회
위기와 기회
  • 공진희 기자
  • 승인 2020.02.19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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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공진희 진천주재 부장
공진희 진천주재 부장

 

진천군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에 슬기롭게 대처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진천군은 우한 교민 임시 생활 숙소인 국가인재개발원과 인근 충북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방역활동을 펼치며 단 한 명의 확진자도 없이 입주 교민 전원이 퇴소하는 성적표를 보여줬다.

이와함께 교민 수용과정에서 구축한 방역,물품관리,경제활성화 등 여러 경험과 노하우를 3차 귀국한 우한 교민들이 임시생활하는 이천시와 공유하며 적극 지원하기로 해 코로나19로 일상이 바짝 움츠러든 국민들에게 박수를 받고 있다.

초기 교민수용반대에는 일관성없는 행정탓이 컸다.

신종 전염병에 대한 우려에 천안이 후보지로 거론되다 아산 진천이 선정되자 이에 대한 불만이 맞물려 반대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나 우한 교민도 우리 국민이라는 공감대가 확산하면서 이들을 포용하는 수준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주민들은 스스로 반대 펼침막을 내리고 그 자리에 교민을 응원하는 펼침막을 내걸기 시작했다.

서울시를 비롯한 타 지자체와 기업, 단체, 주민 등 80여 곳에서는 6억원 가까운 후원금품을 보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됐다.

진천군은 국가인재개발원이 우한교민 임시생활 시설로 결정된 직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방역당국을 비롯한 인근 자치단체 및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코로나19 확산방지에 노력해왔다.

또 보호시설 입구에 24시간 현장 상황실을 음성군과 합동으로 운영하고 이동통제 방역초소를 설치해 시설을 출입하는 인원 및 차량 소독도 철저히 해왔다.

격리시설 안에 연락관을 파견해 정부합동지원단과의 협력관계도 더욱 강화시켰다.

특히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진천군이 혁신도시 내 주민들에게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나눠주기로 하자 87명의 자원봉사자가 발 벗고 나서 체감 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떨어졌던 이달 초 한파에도 공무원들과 함께 밤늦도록 아파트, 단독주택, 상가를 돌며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나눠줬다.

1만7천여명이 거주하는 혁신도시 내 아파트와 상가를 돌며 직접 주민들을 만나 배부하기에는 덕산읍 공무원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진천군보건소와 함께 예방법이 담긴 리플렛을 나눠주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홍보에도 힘을 보탰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 15일 중국 우한에서 귀국해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생활해 온 교민 173명이 14일간의 격리생활을 마치고 모두 퇴소했다.

신종 전염병 확산 상황을 맞아 이번처럼 대규모 수용 경험이 없는 우리 사회에서 지자체와 정부,자원봉사자를 비롯한 많은 주민이 힘을 보태 체계적으로 대응한 사례는 찾아 보기 힘들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이러한 경험과 노하우를 이천과 공유하기로 했다.

한편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지난 4일 감염증 등 사회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나 국내에는 재난 전문 의료·격리시설이 전무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재난전문경찰병원 건립을 제안했다.

현장을 발로 뛰며 제대로 된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이를 구현하려는 송군수와 양지사의 리더십이 돋보인다.

이제 또다시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정치권은 국가위기상황마저 정쟁의 카드로 사용하는 구태를 벗고 두 자치단체장의 땀과 간절함을 거울삼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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