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민주주의가 있기까지…
지금 민주주의가 있기까지…
  • 나문엽 대전지방보훈청 보훈과
  • 승인 2020.02.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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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나문엽 대전지방보훈청 보훈과
나문엽 대전지방보훈청 보훈과

 

1960년 2월 28일 일요일 대구. 경북고등학교를 비롯한 8개교는 일요일인 이날 학생들에게 등교 지시를 내린다.

3월에 있을 중간고사를 앞당겨 친다는 것이 사유였으나, 그 이면에는 당일 예정되어 있던 민주당 정·부통령 후보인 장면 박사의 연설에 학생들이 대거 참석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

이에 반발한 학생들이 등교를 거부하고 시가행진을 하자 경찰은 무자비하게 해산을 시켰다.

같은 해 3월 8일 대전. 일주일 전에 있었던 대구 학생들의 의거에 자극받은 대전의 학생들은 공설운동장에서 열리는 민주당 유세 시간에 맞춰 일제히 독재정권을 타도하는 항의 시위에 나서기로 한다.

그러나 경찰의 정보망에 사전 발각되어 대전고등학교 1,2학년 학생 1,000여명만이 시가행진을 벌였고, 수십 명의 학생들이 연행되어 경찰 조사를 받았다.

한 주가 지난 3월 15일 마산. 마산시의 민주당 간부들은 경찰의 제지를 뚫고 투표소 안으로 들어가 자유당의 부정선거 현장을 목격한다.

이에 당 간부를 중심으로 시위를 준비했고, 시민과 학생이 합류하여 시위대는 수천 명이 되었다.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던 중 경찰이 시위대에 총격을 가했고, 이 일로 7명이 사망하고 870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시위에 참가했던 마산상업고등학교 김주열 학생의 시신이 다음 달 11일 아침 마산 앞바다에 떠올랐다.

왼쪽 눈에는 최루탄이 박혀 있었다.

다음 달 18일 서울.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귀교하던 중 자유당의 사주를 받은 폭력배로부터 피습을 당한다.

한 명의 학생이 죽고 50여 명의 학생이 부상을 입었으며,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 3명이 카메라를 빼앗기고 구타당했다.

다음날인 19일에는 경무대와 중앙청 앞에 서울 지역 학생들이 집결했고, 그 수는 대학생만 2만여 명을 넘어섰다.

여기에 경찰이 무차별 총격을 하며 21명이 사망하고, 172명이 부상을 당해 국민을 격노시켰다.

결국 엿새 후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과 대통령 하야로 이어졌다.

다가오는 3월 8일은 3.8민주의거가 일어난 지 60년이 된다.

당시 경찰 기마부대가 출동하고 소방차까지 동원되었다.

100여 명의 학생이 연행되었으며, 경찰의 방망이 타격으로 고막이 터진 학생도 있었다.

오래전 지나간 의거와 희생 위에 지금의 민주주의가 서 있다.

충청권 최초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날을 우리 지역 민주시민들이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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