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는 말이야”
“나 때는 말이야”
  •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 승인 2020.02.1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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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원이 본 記者동네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농협 충북본부에서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보낼 때 동영상을 첨부해 보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올해 신임 본부장이 취임한 뒤 새로운 보도자료를 선보인 것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미 동영상 중심으로 미디어 판도가 굳어진 상황에서 보도자료 형태를 바꾸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물론 동영상의 콘텐츠 질은 방송 카메라 기자가 촬영한 것보다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동영상이 첨부된 보도자료는 앞으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입니다.

제가 언론사에 입사할 당시엔 보도자료에 사진을 첨부해 주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나마 사진이 없는 보도자료가 상당수를 차지했고, 사진까지 챙기는 것은 홍보 담당자의 성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특히 홍보맨으로 명성을 날린 A 전 서기관은 “나 때는 말이야. 사진까지 넣어서 홍보 기사가 크게 나오게 하려고 그 회사까지 찾아갔다”고 회고했습니다.

A 전 서기관은 “요즘 홍보 담당 직원들은 근성이 없다”며 “기자들과 평소에 인간관계를 잘 맺은 만큼 회사에 찾아가면 모두 반갑게 맞아줬다”고 자랑을 늘어놨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싫어하는 `꼰대'의 대표적인 말투가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충고와 조언이라고 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어느 순간에 나이를 따지거나 충고를 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면 이제 `꼰대'의 영역으로 들어선 것입니다.

저는 주량이 많지 않아 선배 기자들과 함께했던 술자리가 힘들었던 기억이 많습니다.

제가 술을 못 이겨 힘든 표정을 짓고 있으면 선배들이 “나 때는 말이야. 새벽 4시까지 술을 먹고도 제시간에 맞춰 출근했다”고 잔소리를 하곤 했습니다.

그때의 기억이 안 좋은 만큼 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1차에 이어 2차, 3차까지 자리를 옮겨 다니며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요즘 언론사 회식 문화가 많이 바뀌었지만 예전에는 “술 잘 먹는 기자가 일도 잘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기자의 취재력이 다양한 인맥에서 나오는 만큼 고급 정보가 나오는 술자리가 많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술과 기자의 능력은 전혀 상관이 없고, 언론사의 부적절한 회식 문화는 반드시 개선돼야 합니다.



#“기자는 엉덩이로 일하지 말고 다리로 일해야 한다”

제가 서울의 한 라디오방송에 근무할 때 문화관광부에서 만난 타 언론사의 선배 기자가 저에게 해 준 조언입니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기자가 유능한 기자가 될 수 있다며 의자에 앉아 일하면 안 된다는 따끔한 충고였습니다.

그 선배 기자는 신문의 인기 연재물을 고정적으로 담당할 정도로 필력이 좋고, 취재력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습니다.

저도 후배 기자들에게 자리에 앉아있지 말 것을 강력히 주문하면서 인맥이 기자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역설합니다.

하지만 그 선배와 달리 충고 말미에 “나 (젊을)때는 말이야. 하루에 30명 만난 적도 있어”라고 꼰대 짓을 하는 것을 보면 나이가 먹긴 먹은 것 같습니다.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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