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산불, 먼 나라의 일?
호주 산불, 먼 나라의 일?
  •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20.02.1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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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論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지난 2019년 9월 6일부터 호주의 남동쪽에 위치한 뉴사우스웨일스 주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이 호주 전역으로 번지면서 5개월째 호주를 불태우고 있다. 호주의 6개주 모두를 화재 위험권으로 몰아넣으며 지난 5개월여 동안 지속된 산불은, 이미 남한 면적보다 넓고 독일 면적의 3분의 1에 달하는 1100만여 헥타르의 산지를 잿더미로 만들며 호주 수도 캔버라 일대까지 급격히 확산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23일에는 캔버라 공항 운영이 일시 중단됐고, 10만여 명의 화재 난민을 속출하며 32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또한 이번 산불로 2500여 채의 주택을 연소시켰으며, 10억 마리 이상의 야생 동물이 불에 타 죽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산불의 원인은 `기후 변화'다. 호주는 1910년 이후 평균 기온이 섭씨 1도가량 상승한 가운데 점점 건조해질 뿐만 아니라 더워지는 추세다. 이는 인도양 동쪽과 서쪽 바다의 수온차가 극심해지면서, 인도양 서쪽에는 비가 많이 내리고 동쪽 지역인 호주에는 고온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는 `인도양 쌍극화'현상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지구 온난화가 주요 원인이다. 호주 시드니 서부의 기온이 48.9도씨까지 올라감에 따라 산불 진압이 불가능한 것도, 지구 온난화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구 온난화는 호주뿐만 아니라 지구촌 전역에 기후 재앙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데서 더욱더 인류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미국 NASA는 호주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최고 17㎞ 상공까지 치솟아 이미 지구 반 바퀴를 돌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연기와 함께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도 4억 톤 이상이 뿜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세계기상기구 대변인 클레어 널리스에 따르면, 산불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산림마저 태워버린다.

따라서 지구 온난화로 기후가 고온건조해지면서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대형 산불로 인한 이산화탄소가 다시 온난화를 가속화시키면서 악순환이 반복되리란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난해 강원도 대형 산불이 일어난 우리나라도 이산화탄소 배출 세계 7위로 결코 기후 재앙의 예외일 수 없는 상황이다.

국제연합개발계획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65만 년 동안의 지구 역사상 최고치인 380㎏에 이르고, 21세기 중에 지구의 평균 온도는 섭씨 5도 이상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2080년까지 18억 명이 물 부족으로 고통을 당할 수 있다.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 3억 3천만명이 홍수를 피해서 이주해야 한다. 이 밖에도 2억 2천만~4억에 이르는 이들이 말라리아에 감염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전 인류가 하나로 똘똘 뭉쳐서 지구촌의 기후 재앙을 예방하고 퇴치하는 다각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더 이상 먼 미래의 후손들에게만 극한 된 문제가 아니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지금 이 순간부터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하는 당면과제임을 알 수 있다.

이제 지구촌은 인간의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물질문명 중심에서,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연기적(緣起的)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정신문화를 활짝 꽃피워야 한다. 우리 모두가 `나 없음'의 무아(無我)를 깨달아 `심령이 가난한 자'로 거듭나 안분지족(安分知足) 하는 무욕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왼손과 오른손이 한몸이듯, 우리 인간들도 각자 각자가 별개면서도 한몸임을 깨닫고, 서로 비난하며 다투는 일 없이, 매 순간 여유롭고 넉넉한 공존 공생 공영의 삶을 모색해야 한다. `나 없음'의 깨어 있는 삶은 언제 어디서나 생명의 본 바탕자리를 떠나지 않기 때문에, 억지 춘향처럼 작위적으로 1회용품 줄이기, 자동차 휴무제 등을 실시하지 않더라도, 저절로 지구촌의 생명력이 회복됨으로써, 기후 재앙이 없는 유토피아가 도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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