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19 통계기준 변경에 "새 기준 지지" vs "혼란 가중"
中 코로나19 통계기준 변경에 "새 기준 지지" vs "혼란 가중"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02.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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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임상진단병례'라는 새로운 기준 적용
홍콩대 전염병역학통제센터장 "기존 방식으로는 일부 환자 사망했을 것"

밴더빌트대학 전염병 전문가 "CT 촬영 검증된 방식 아니다"



중국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통계기준을 바꾸면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하루 사이에 폭증했다.



중국 후베이성 보건당국은 13일 0시 현재 후베이성에서만 242명이 추가로 사망하고 확진 환자 수는 1만4840명 늘었다고 공식 발표했다.추가 사망자 수는 전날의 94명보다 2배 이상 늘었고 확진자 수는 전날의 1638명에 비해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처럼 사망자와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중국 보건당국이 '임상진단병례'라는 새로운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중국 보건당국은 13일 성명에서 "우리는 오늘부터 환자들이 적시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감염 가능성이 농후한 임상진단 대상자를 확진자 명단에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전했다.



후베이성은 그동안 신종 코로나 핵산 검사로 확진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사실상 확진자일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은 통계에서 집계되지도 않고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 중국 보건당국의 주장이다.



중앙 전문가팀 소속 전문가이자 베이징 차오양병원 퉁차오후이 부원장은 중앙(CC) TV와의 인터뷰에서 “보통 임상에서 우리는 전염병 병력, 증상, CT 촬영 등을 근거로 진단을 하는데 70%~80%는 임상 진단방법으로 진단한다”면서 “그러나 과거 한동안 (우한이나 후베이성 지역에서) 임상 진단이 아닌 핵산 검사로 확진 판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허바이량(何栢良) 홍콩대 전염병역학통제센터장은 "기존의 통계 방식으로는 의료진이 대처하기 이전에 일부 환자들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새로운 기준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NYT는 새로운 기준 적용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얼마만큼 퍼졌는지 파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전했다.



새로운 기준에 맞춰 사망자와 확진자가 발표되자 미국의 전문가들은 놀랍다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내슈빌 밴더빌트대학 전염병 전문가인 윌리엄 샤프너 박사는 "CT 촬영으로 신종 코로나 확진자를 감별하는 것은 위험한 수단"이라며 "계절성 독감 환자도 CT 촬영 때 폐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샤프너 박사는 "CT 촬영이 검증된 방식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중국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 감염 여부 진단에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대학 피터 라비노위츠 박사는 새로운 집계 방식이 전염병을 추적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라비노위츠 박사는 "확진자를 감별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꾼다면 혼란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전염병의 스케일을 파악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NYT는 중국이 확진자와 사망자 집계 방식을 바꾼 것은 아직도 질병 억제가 멀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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