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재계 간담회에 이재현 CJ그룹 회장 초청...'기생충' 후광?
문 대통령-재계 간담회에 이재현 CJ그룹 회장 초청...'기생충' 후광?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02.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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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13위 CJ그룹 초청 '이례적'...이재현 회장 참석은 9년 만
靑 "CJ그룹 소비재 기업으로 코로나 19와 연관 커 초청"

재계 "CJ 뚝심있는 문화 사업 격려하잔 의미 더한듯"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3일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그룹 및 경제단체와의 간담회에 초청돼 배경에 관심이다.



이 자리는 문 대통령이 재계 총수 등을 초청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관련 영향과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한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그리고 이재현 CJ 회장이 참석했다.



재계순위(2019년 자산기준) 5대그룹이 초청받은 자리에 13위인 CJ가, 그것도 이재현 회장이 직접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CJ그룹은 재계나 정부 행사에는 손경식 CJ 회장이 참석했다. 이재현 회장이 청와대 재계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11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30대 그룹 신년 간담회 이후 9년 만이다. 당시에는 손경식 회장도 동석했다.



청와대 측은 CJ그룹이 소비재 기업으로 코로나19와 연관이 깊어 이번 간담회 초청 리스트에 올렸다고 설명했다.애초 주요 경제단체 및 5대 그룹에 한정해 간담회를 준비했다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해외출장 등으로 참석할 수 없게 되자 내수·수출 기업과의 형평성, 중국 사업 규모 등을 고려해 CJ의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CJ그룹은 중국 내에서의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인 대기업 중 하나다. 계열사 중 CJ제일제당이 중국내 식품, 바이오 생산시설 19곳을 두고 있고 CJ CGV는 140여개 영화관을 운영 중이다. CJ대한통운도 중국에 진출해 있다.



CJ그룹은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인데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CGV 3개점이 휴업하는 등 직접적인 피해까지 봤다. 이런 점 때문에 CJ그룹을 이번 간담회에 불렀다는 얘기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이번 CJ그룹 초청이 아카데미상 4개 부문을 휩쓴 영화 ‘기생충’ 후광 효과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영화 ‘기생충’이 전 세계에 우리 영화의 우수성을 알린데다 K-문화의 확장 가능성까지 높아진 만큼 문 대통령이 이재현 회장을 불러 어려운 상황에서도 CJ의 뚝심있는 투자에 대해 격려하고 수상을 축하하는 시간을 가지면 의미를 한층 더할 거라는 판단이 깔렸을 거란 분석이다. CJ그룹은 지난 25년간 영화는 물론 K-팝, K-푸드 등 한국 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꾸준히 투자해왔다. 영화 기생충은 CJ ENM의 투자가 빚어낸 결실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재현 회장이 공식 활동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걸 잘 아는 청와대가 이 회장을 이날 간담회에 초청한 것도 이같은 이재현·이미경 남매의 문화 사업에 대한 진정성과 의지를 문 대통령이 인정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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