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아들 허훈’ 아니고 ‘허훈 아빠 허재’”
“‘허재 아들 허훈’ 아니고 ‘허훈 아빠 허재’”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02.1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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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허훈, 프로농구 역대 최초 한 경기 20점 - 20어시스트 달성

 

“무슨 쟤(허훈)를 허재랑 비교해? 허재는 다시 안 나와.” (2013년 양문의 전 용산고 코치)

“이제 `허훈은 허재 아들'이 아니고, `허재를 허훈 아빠'라고 불러야지.” (2020년 양문의 전 용산고 코치)

남자 프로농구가 허훈(25·KT·사진)으로 뜨겁다.

시즌 초 역대 두 번째로 한 경기에서 3점슛 9개를 연속으로 성공한데 이어 역대 최초로 한 경기에서 20(점)-20(어시스트)을 달성했다.

국내선수 평균 득점 1위(15.4점), 어시스트 전체 1위(7.2어시스트)로 데뷔 후 최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스타 팬 투표 1위로 실력과 인기까지 모두 잡았다.

허훈은 9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24점 2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KT의 91-89 승리를 이끌었다.

득점과 리바운드를 통한 20-20은 몇 차례 있었지만 어시스트로 이뤄진 건 외국인선수까지 통틀어 처음이다. 어시스트가 2점슛으로 연결됐다고 단순 계산하면 허훈 혼자서 최소 66점을 책임진 경기였다.

겨우 프로 3년차 어린 선수의 기록이다. `이 정도면 단신 외국인선수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온다.

허훈이 농구공을 처음 잡은 삼광초 5학년 때부터 용산중~용산고까지 약 10년 동안 곁에서 지켜본 이효상(49·당시 용산고 코치) DB 코치는 “다른 팀 선수에 대해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요즘 보면 기량이 바짝 올라왔다. 자기 농구가 잘 되면서 팀까지 이기니까 신나서 날아다니는 것 같다”고 했다.

현역 시절 `농구대통령'으로 불렸던 허재(55) 전 국가대표 감독의 차남이다.

양문의(76) 전 용산고 코치는 허 전 감독을 비롯해 김병철(오리온 코치), 양동근(현대모비스) 등 많은 스타들을 키웠다. 허 전 감독의 경우, 용산중 1학년 때부터 6년 동안 가르침을 받았다.

지도자에서 물러난 뒤에는 고문 역할로 허훈과 그의 친형 허웅(DB)에게 도움을 줬다.

양 전 코치는 “이 정도면 아버지를 능가한 것 아닙니까. 이제 `허재 아들 허훈'이 아니고, `허훈 아빠 허재'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농구를 빠삭하게 알고 하는 게 보인다. 어려서부터 슈팅, 공 핸들링, 패스가 매우 훌륭했다. 공격의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비 걱정을 했는데 발이 빠르기 때문에 경험이 더 붙고, 강한 의지만 가지면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최근 허훈의 안부 전화를 받았다는 양 전 코치는 “스포츠라는 게 잘할수록 상대의 견제가 심해지는 법이다”며 “훈이에게 `이제 감독들이 너의 약점을 캐서 계속 공략하고 괴롭힐 것이다. 그걸 이겨내야 한다. 자만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허훈은 조언을 받은 후에 24점 2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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