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이토록 청렴을 외치나?
우리는 왜 이토록 청렴을 외치나?
  • 김태운 청주시 복지정책과 주무관
  • 승인 2020.02.10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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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운 청주시 복지정책과 주무관
김태운 청주시 복지정책과 주무관

 

뉴스와 신문지상을 보면 온통 고위 공직자들의 부도덕과 일탈행위와 관련된 기사로 도배돼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공무원의 가장 큰 덕목 중 하나인 `청렴'과 연계된 사건들과 얽혀 보도되는 것을 보고 있자면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청렴'이라는 문구가 왜 우리 사회, 특히 우리 공직사회에 있어 그리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일까? 우리가 이토록 마르고 닳도록 `청렴'을 외쳐야 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일단 `청렴'은 그 자체로 국가 경제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IMF 사태는 사실 정경유착의 기조를 등에 업고 사업을 확장해가던 대그룹들이 방만한 경영을 통해 부도를 내는 등 국가 신용도가 심각하게 하락하면서 촉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와 경제의 위험한 상생은 심각한 `청렴 결핍'을 야기하고 기업 간, 국가 간 신뢰를 저버리는 결과를 야기해 경제에 심각한 폐해를 끼치게 된다.

둘째, 청렴은 곧 국가 기강이다. 부패가 횡행하면 법은 무너지고, 엽관제적 인맥관계가 설치는 아수라장으로 변하게 된다. 공사를 수주하면서 정관계 유력인사의 입김이 없는 소위 `백' 없는 시공사는 절대 수주를 할 수 없다면 어떨까? 너도나도 거액의 떡밥을 유력 인사와 시행사에 던져주고는 별다른 품질 향상 노력 없이 앉아서 수주라는 열매가 떨어지길 바랄 것이 아닌가?

셋째, 청렴은 공공의 약속이다. 우리는 태생적으로 옳음을 추구한다. 마음속 깊이 내재돼 있는 이런 도덕률을 몸소 실천해 사회정의를 실천하는 것이 바로 청렴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길거리에 침 뱉지 않고, 어른들에게 인사 잘하는 것만 공공예절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듯싶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편법 행위를 하지 않고 공공의 이익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한 도리이자 공공 간의 예절이다.

2018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우리나라는 57점으로 45위를 차지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부패지수가 OECD 평균 수준(68점) 만큼 향상될 경우 잠재성장률은 4% 내외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한다. 한 국가의 청렴도는 이제 경제 발전의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 등 외형은 선진국의 그것과 유사하지만 진정한 선진국으로 부르기가 어색한 이유는 청렴, 상호 신뢰 등을 비롯한 사회적 자본이 아직 견고하게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높은 의식 교육으로 이미 잠재적인 선진의식구조를 지니고 있는 만큼 구태의연한 사고의 굴레를 벗어버릴 수 있는 계기가 촉발된다면 최고의 청렴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인 헤시오도스는 “부당한 이득을 얻지 마라. 그것은 손해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든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하고 자신의 주장만 옳다는 견강부회(牽强附會)의 논리가 횡행하는 요즘, 명언이라 불리며 회자되는 고대 그리스 시인의 한 어귀가 이토록 명확한 울림으로 귀에 꽂히는 것은 비단 나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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