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와 아마추어
프로와 아마추어
  • 류충옥 수필가·청주 성화초 행정실장
  • 승인 2020.02.0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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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대로 붓가는대로
류충옥 수필가·청주 성화초 행정실장
류충옥 수필가·청주 성화초 행정실장

 

요즘 TV에선 트로트가 대세다. `미스트롯'에서 송가인과 홍자를 세상에 선보였다면 `보이스 퀸'에서 정수연과 조엘라가 이름을 날렸다. 게다가 요즘엔 여성들의 트로트에 뒤질세라 `내일은 미스터트롯'이 시청률 27%에 육박하면서 다양한 연령대와 재주꾼들이 파워풀한 공연을 펼쳐 눈과 귀가 호강을 한다. 경연자의 장점인 성악이나 국악, 기타 재능 등에 트로트 음악을 접목해 신선하고 감동적인 음악과 퍼포먼스를 선사하기에 관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전율하고 열광한다. 이들이 빛을 보기까진 얼마나 긴 무명 시절을 겪었고, 눈물겨운 연습을 했겠는가?

대가 없이 주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손짓이며 음정 강약조절 하나까지 절제된 표현을 보면 피나는 노력이 보인다. 이런 프로그램의 장점은 숨은 실력자들이 알려진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무명가수로 활동했거나 전국노래자랑을 거친 경연자도 많이 있다. 전국노래자랑에서 당당히 겨뤄 입상하고 실력을 갖춘 아마추어들이 프로가 된 경우다.

물론 타고난 재능도 중요하다. 그러나 재능만 있다고 가수가 되겠나? 원석도 갈고 다듬어야 보석이 되듯, 재능을 갈고 닦아 충분히 연습해야 매끄러운 노래가 완성되는 것 같다.

지난 주말엔 이제 갓 운전면허를 딴 아들에게 운전 연습의 기회를 주었다. 운전면허용 도로 주행은 주로 직진코스만 가기 때문에 회전할 때 속도를 얼마나 줄이고 어느 정도 유지하여야 하는지, 주차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몸으로 익히고 싶다고 하였다. 어린 나이는 자동차 보험료가 비싸서 경제적 무리가 있기에, 주말 연휴 2일만 `누구나 운전보험'으로 변경하여 운전 연습을 시켜주었다. 처음이지만 나름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연습해 보는 모습이 기특하다.

처음은 누구나 서툴고 모른다. 그러나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자만이 성장이 있다. 처음이니까 모른다고 그냥 손 놓고 있으면 발전은 없다. 얼마나 적극적으로 그 일에 대하여 생각하고 제대로 해내려고 노력하는지의 모습에서 프로와 아마추어는 다르다. 아마추어는 못해도 그만이라 생각하지만, 프로는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하여 일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

고수와 하수의 차이는 큰 것이 아니다. 진품과 짝퉁의 차이 또한 마찬가지이다. 겉으론 비슷해 보이지만 작은 실밥 처리, 지퍼의 부드러운 작동, 단추 하나의 매듭 등 작은 곳까지 신경을 써서 불편함을 없애고 깔끔하게 처리한 물건이 값을 발한다.

이것은 무슨 일을 하든지 마찬가지다. 정규직이라고 하여 모두 프로가 아니고, 비정규직이라고 하여 모두 아마추어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하여 정말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적당히 시간만 보내고 돈만 챙기려 하는지 돌아보면 스스로가 프로인지 아마추어인지 가장 잘 알 일이다.

입춘이 지났으니 봄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일이 많아질 때다. 학교에 입학할 시기도 다가오고, 농사지을 준비도 해야 할 때다. 새 직장에 출근하는 이들도 많을 때이다. 시작하는 모든 이에게 얘기하고 싶다. 순간만 모면하기 위해 일하지 말고, 시간이 더 들고 느리더라도 제대로 해내는 습관을 들여 프로가 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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