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요구사항 써내던 메모지가 감사 인사·응원글들로 채워졌다
불편·요구사항 써내던 메모지가 감사 인사·응원글들로 채워졌다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02.05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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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많으십니다·건강 유의하세요”
식사 배식시간 맞춰 방문앞에 부착
지원팀 “힘 난다 … 무사히 떠나시길”
충북혁신도시 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격리 수용 중인 우한 교민이 남긴 메시지. /충북지방경찰청 제공
충북혁신도시 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격리 수용 중인 우한 교민이 남긴 메시지. /충북지방경찰청 제공

 

`지원팀 분들 고생 많으십니다. 감사 드려요.', `덕분에 편안하고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중국 우한 교민 격리 수용시설인 충북혁신도시 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희망이 싹트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피해 귀국한 교민들은 불안에 떨 법한데도 되레 지원 근무자에게 감사 인사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격리 생활 중인 교민들은 식사 배식 시간에 맞춰 방문 앞에 접착식 메모지(포스트잇)를 붙인다. 포스트잇은 요구·불편사항을 알리는 유일한 창구 역할을 한다.

보건당국은 이 포스트잇을 수거해 입소자가 필요로 하는 사항을 파악해 즉시 조치한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지 포스트잇엔 요구·불편사항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메시지가 적히기 시작했다. 바로 감사 인사와 응원 문구다.

지난 4일 교민들이 방문 앞에 붙인 메모지에는 `우유와 죽 덕분에 아이가 밥을 잘 먹었습니다. 세심한 배려에 감사드려요.(232호)', `아이들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파이팅.(609호)', `일상적인 이야기 섞어서 해주시는거 좋아요.(321호)', `잦은 요구에도 귀 기울여 주셔서 미안하고 감사드립니다.(236호)'와 같은 메시지가 적혔다.

310호에서 생활하는 교민은 “저희는 정말 좋은 숙소에서 충분한 지원을 받으며 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무쪼록 뉴스에 보도되는 부정적인 내용에 힘 빠지지 마시고 여러분들도 건강 유의하시면서 힘내시길 바란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메모를 공개한 경찰 관계자는 “교민들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통제에 순응하며 평온하게 생활하고 있다”며 “불편 사항을 적는 포스트잇에 응원 메시지를 남겨줘 힘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소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모든 교민이 무사히 격리를 마치고 건강하게 인재개발원을 떠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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