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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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5.0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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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사랑과 보살핌 최선을 다하자
허 의 행 <충주 세성초등학교 교사·아동문학가>

봄꽃이 지자 여린 새싹들이 싱그러운 향기를 내 뿜는다. 푸른 생명이 나래치는 5월은 새싹들의 무대이며, 축제의 장이요, 계절의 으뜸이다.

이 달에 가장 빛나는 키워드는 단연 어린이다. 어린이란 말처럼 아름답고 순수하며, 값지고 소중한 말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이번이 85회째 맞는 어린이날이다.

우리는 소중한 어린이들을 우린 어떻게 대접 했는가 되돌아봐야 한다. 어느 사회복지재단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말은'사랑한다'였다. 그리고 어린이날 원하는 것은 '가족과 함께 나들이 가기'였다. 또한 선생님께 바라는 것은 '차별하지 말아주세' 다음으로 '놀게 해주세요'였다.

일제하 어린이날 제정기에 색동회의 취지문에서 "어린이들을 내려다보시지 마시고 바라보아 주십시오",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되 늘 보드랍게 해 주십시오"와 같은 말이 있다. 눈높이와 미래의 아동존중시대를 간파한 것이다.

그러나 어린이에 대한 사랑과 존중, 인식의 수준은 어느 정도 일까 해마다 되풀이 되는 어린이날 행사는 일회성 행사나 실적 남기기 위한 행사였음을 부인할 수 없고, 가정에서도 공원을 다녀오거나 선물로 때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떻게 보면 어린이날은 하루가 아니라 1년 365일이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어린이를 책임지고 자녀를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부모가 오히려 가해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현황조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발표한 아동학대 사례를 보면 2006년 한 해 동안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8903건으로 2005년 대비 11.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실제 아동학대사례로 판정돼 정부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보호를 받은 학대아동보호 사례는 5202건으로 2005년에 비해 12.3%나 늘었다고 한다.

피해아동의 연령분포는 만 7∼12세의 아동이 전체의 50.2%를 차지했다. 아동학대 발생장소는 80.9%가 가정에서 였고, 학대행위자는 남이 아닌 부모인 경우가 83.2%란 점은 충격과 영악을 금치 못할 일이다.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아동학대보호사업이 국가적 차원에서 시작된 이후 오히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우리의 어린이에 대한 보호와 존중 인식수준이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나라의 특수한 사회문화적 환경에 비춰볼 때, 한국은 선진국과 비교해서 아동인구 1000명당 학대아동보호율이 현저하게 낮으며, 이는 드러나지 않은 잠재적인 아동학대까지 포함한다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동학대는 빈곤계층의 증가와 양육환경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은 때문이라고 한다. 어떻든 가정의 빈곤과 이혼 등 가족해체로 가장 큰 고통과 피해를 보는 것은 어린이다.

종교계에서는 어린이는 신의 선물이라 해, 귀하게 여길 뿐만 아니라, 신성시하기까지 한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일개 부모 아니, 한 인간의 어른으로서 아이에 대한 보살핌과 사랑은 기본이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최근에 양지승 어린이 유괴사건과 같은 끔찍한 일들이 상존하고 있는 한국사회, 더 이상 안전망이 없다. 영국의 경우 1년에 2명이 사망한 교통사고율을 줄이려 예산과 행정력을 펼치는데, 우린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

나라의 보물이요, 차세대의 주인공인 어린이들, 기쁜 어린이날을 맞아 우리 주변의 아이들을 잘 돌보고, 어린이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복지를 먼저 생각해야 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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