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교육이 뒷받침돼야 성공한다
문화도시, 교육이 뒷받침돼야 성공한다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0.02.02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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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형모 취재총괄팀장(부국장)
이형모 취재총괄팀장(부국장)

 

청주시가 문화도시로 선정되면서 지역이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청주시와 시민단체, 문화예술계가 문화도시 지정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청주는 앞으로 5년 동안 100억원의 국비가 지원돼 문화 인프라구축에 투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시민의 문화적 삶을 증진하고 예술, 역사전통, 문화산업 등 특색 있는 지역의 문화자산을 키워 관광산업, 문화창업을 견인하라는 게 정부가 문화도시를 지정한 취지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 한다. 한 나라나 지역의 독특한 문화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심어주는 시대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청주가 문화도시로 선정된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문화는 역사의 축적이고 삶 그 자체며, 이런 측면에서 문화도시란 살기 좋은, 또는 살고 싶은 도시일 것이다. 이러한 문화도시란 고유한 자기정체성을 가진 도시, 공공성이 확장되고 보장되는 도시, 삶이 문화가 되는 도시, 문화도시를 위한 접근이 문화적인 도시라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충북을 대표하는 청주는 독특한 우리 지역의 문화를 대표하는 문화도시라고 말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청주는 문화도시로 변화하기 위해 어려가지 정책들을 펼쳐왔다.

하지만 청주는 문화도시라고 하기에 아직 2% 부족한 느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원인이 무엇이며, 진정한 문화도시가 되기 위해 청주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미술관이나 박물관, 도서관만 지어놓았다고 문화도시는 결코 아닐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문화의 `교육'이고 `공감'이다.

입시위주의 교육이 미술이나 음악 감상법을 교육받을 기회를 빼앗아 버렸다. 뭘 알아야 음악이나 미술을 감상하고 관심도 가질 수 있는 게 아닌가. 시민들이 박물관이나 미술관, 음악회로부터 멀어지는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 보니 문화시설을 이용하는 관람객이 늘어나지 않고 호응도 못 얻고 있다. 일부에서는 문화와 관련 있는 그들만의 시설이라는 쓴소리도 하고 있다.

이처럼 문화시설이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은 청주시와 교육에 1차적 원인이 있다. 예술을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학교 교육은 물론 평생교육 구조가 뒷받침하면서 문화를 논해야 공감을 얻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시민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공간적 문제다. 한 곳에서 보고, 즐기고, 먹는 것까지 함께할 복합문화공간이 시대적 흐름이지만 청주에 들어서는 시설은 모두 독립공간뿐이다. 가족끼리 갈 데가 없다는 푸념이 나오는 것이 이상한 게 아니다.

급변하는 환경에 미래적으로 대처할 새로운 발전 동력을 구축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도시 비전을 어떤 방향으로 구축해갈 것인지는 모든 도시의 전략적 화두이다. 이러한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문화산업 육성이 필요하다.

문화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데 중요한 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운영·관리비만 계속 들어가는 `돈 먹는 하마'라는 오명만 쓰게 될 뿐이다.

청주가 문화도시라는 날개를 달았다. 비상할지 추락할지는 청주시가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방향을 잡아 시민의 공감을 얻는 날갯짓을 하느냐에 달렸다. 미래세대가 문화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토대를 만들지 못하면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문화도시의 자부심은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깊이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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